허리디스크, 호전된다고 치료 중단하면 더 악화될 수 있어

입력 2020-02-17 17:09  



겨울철은 유난히 허리통증이 심해지는 계절이다. 노령자, 회사원, 주부 할 것 없이 추운 날씨로 인해 외출과 운동이 줄어들면서 척추 주변 근육과 인대가 경직되고 혈관이 수축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에서 갑자기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충분한 준비운동없이 격한 운동을 하는 등 허리에 무리한 힘이 가해지면 급성 허리디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허리디스크는 초기에 발견하면 도수치료, 주사치료, 신경차단술 등 비수술적인 치료를 통해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허리디스크 증상인 줄 몰라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해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증상이 다리저림이다. 디스크 내부의 수핵이 튀어나와 다리로 내려가는 뿌리 신경을 건드리면 다리가 저리게 된다. 단순히 다리만 저린 것이 아니라 허리 통증, 엉덩이에서 다리에 걸쳐 통증과 저림현상이 나타나면 허리디스크를 의심해 병원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MRI검사 상 돌출이나 탈출소견이 있고, 이에 부합하는 증상과 진찰소견이 있다면 허리디스크 진단을 내릴 수 있다. 노화로 인해 추간판이 원래보다 더 튀어나온 돌출이냐, 교통사고나 급성디스크 등 외부로부터 오는 강한 압력에 의해 수핵이 섬유륜을 뚫고 추간판의 외부로 흘러나오는 탈출이냐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진다.

건강한 사람은 디스크가 돌출되어 통증이 생겨도 2~3일 쉬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통증이 심하다면 염증이 생긴 신경에 직접 주사를 놓으면 효과적으로 염증을 가라앉힐 수 있다. 대부분의 디스크 환자들은 2∼4주 내에 신경 염증이 가라앉으면서 통증도 없어지게 된다.

하지만 추간판돌출은 50대 연령층의 거의 절반 가까이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돌출된 부위가 신경을 압박하지 않는다면 별다른 조치가 필요하지 않지만 튀어나온 부위가 신경을 눌러 통증이나 저림증상이 있고 회복이 더디다면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만을 선택적으로 차단하고 팽창된 디스크를 응축시켜 돌출된 디스크의 크기를 감소시켜 신경압박을 해소해주는 고주파 수핵 감압술을 시행할 수 있다.

이 단계를 넘어 디스크가 터져 수핵이 신경관 내로 흘러나오는 단계인 추간판탈출증으로 발전하면 환자들은 쉽게 수술을 선택하곤 한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수술은 최후의 보루여야 한다. 수핵이 어떤 방향으로 터져 나왔는지에 따라 통증의 강도와 부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개의 경우 등쪽으로 터져 흘러나와 갑자기 다리에 힘이 빠지고 현저한 감각의 저하가 생겨 신경의 심각한 손상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지만 드물게는 신경이 지나지 않는 배쪽으로 나와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 추간판탈출증 환자 중 실제로 허리디스크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전체 5% 미만에 불과하다.

허리디스크 치료 중에 통증이 호전되면, 완치된 것으로 오인해 치료를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허리디스크가 다시 악화되고 수술적 처치가 불가피한 상태로 악화되기도 한다. 디스크는 통증을 일으키기 전부터 서서히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 어느 순간 임계점을 넘어서면서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므로 통증이 호전되었다고 해서 밀려나온 수핵이 다시 안으로 들어가 신경을 누르기 전의 상태로 된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또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면 섬유륜을 뚫고 더 많은 수핵이 흘러나올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 완치될 때까지 꾸준히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천안센텀정형외과신경외과병원 이병용 신경외과 원장은 "허리통증 치료 후에도 재발을 막기 위해 허리근력운동을 해주고 허리를 반듯한 자세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외부에 나가 걷기 운동을 하기 어렵다면 실내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허리 스트레칭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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