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확산 속도가 무섭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하루만에 확진자가 31명이 늘면서 국내 총 확진자가 82명으로 늘었는데요. 전세계적으로 중국, 일본, 싱가폴 다음으로 우리나라 감염자 수가 많습니다. 아직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일본의 사망자가 3명으로 늘면서, 우리나라도 코로나19를 향한 공포심리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국내 상장사 실적에 '빨간불'이 들어왔습니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상반기 실적 전망이 긍정적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뒤 증권가에서는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실적 전망을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는데요.
최근 나온 코스피 상장사의 1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도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105곳의 1분기 영업익 추정치 총합은 지난달보다 약 9% 감소했습니다. 작년과 비교해도 1% 이상 적은 수준입니다.
타격이 가장 큰 업종은 정유, 화학, 항공, 관광, 화장품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종목별로는 감소 폭이 70%에 달하는 곳도 있는데요. 가장 감소 폭이 큰 S-Oil의 경우 1분기 영업익이 한 달 전에 비해 71.7%나 감소했습니다.
항공 업종 실적도 관광객 감소를 감안해 실적 전망이 가파르게 하향 조정됐는데요. 저가 항공사인 티웨이항공은 70.2% 줄어든 실적이 전망되며, 중국인 매출 비중이 큰 화장품과 면세점 업종도 마찬가집니다. 면세점이 타격받는 호텔신라는 30.1% 하향 조정됐습니다. 또 극장 방문을 꺼리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CJ CGV도 64.4%나 하향 조정됐습니다.
화학업체는 코로나로 인한 중국 경제 둔화와 공장 가동 중단으로 석유 수요가 급격히 위축될 거란 전망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히 폴리에스테르, 즉 폴리에스테르 체인의 타격이 가장 두드러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폴리에스테르는 석유화학제품 원료로 화학섬유 업체 등 전방산업에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그래프를 보면, 중국의 화학제품별 생산능력 기준으로 폴리에스터 섬유가 2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가동률 하락에 크게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중국의 폴리에스테르 가동률도 65% 수준으로 하락했는데요. 이는 정말 이례적인 수치로 분석됩니다. 그런데 2월말까지는 인력 복귀 여부가 불확실한 만큼, 이 가동률은 더딘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정유업체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입니다. 2월부터 아시아 항공유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인데요. 특히 국내 정유사들 항공유 비중 높아, 타격이 불가피해보입니다. 2 월 첫째주에 중국 국제선 여객의 2/3가 출입국을 취소했습니다. 국내 정유사들의 항공유 비중은 13.7%에 달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실적 부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인데요. 다만, OPEC의 추가 감산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3월초 발표될 4월 OSP 상승할 전망입니다.
이런 가운데 미 증시는 또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습니다. 간밤엔 특히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2.6% 상승하면서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는데요. 반도체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은 크게 꺾이지 않은 가운데, 펀더멘탈을 바탕으로 IT 주도주 장세는 지속되고 있습니다. 국내시장에서 '대장주'인 삼성전자 실적도 우한 코로나 타격이 비교적 적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요. 특히 '갤럭시S20' 시리즈와 폴더블 스마트폰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입니다.
이런 가운데 금값도 7년만에 최고가를 경신했습니다. 1시 기준으로 소폭 더 상승하는 모습인데요. 5거래일째 상승하면서 온스당 160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지수와 금 선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데, 최근엔 함께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인데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투자심리가 흔들리면서 금 상승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최근 시장은 펀더멘탈에 배팅하는 쪽과, 센티멘탈에 배팅하는 쪽 둘다 상존하고 있는데요. 증권가에서는 코로나19가 언젠간 끝날 악재로 생각한다면, 펀더멘탈에 더 무게를 두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합니다.
[한국경제TV=손현정 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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