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감염이 날이 갈수록 확산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바이러스가 롬바르디아주와 베네토주 등 북부의 두 거점 지역을 벗어나 점차 다른 곳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어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25일(현지시간) 현재 전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32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날 229명에서 93명이나 급증한 것이다.
바이러스 감염 사망자도 4명 추가돼 11명으로 늘었다. 추가 사망자들 역시 대부분 80대 이상의 고령이다. 전체 사망자 11명 가운데 9명은 롬바르디아에서, 나머지 2명은 베네토에서 각각 발생했다.
이탈리아 내 코로나19의 치사율은 2∼3%로 전 세계 평균(약 3%)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주별 확진자는 롬바르디아가 240명, 베네토 42명, 에밀리아-로마냐 26명, 피에몬테·라치오·시칠리아 각 3명, 토스카나 2명, 트렌티노-알토 아디제·리구리아 각 1명이다.
이 가운데 이번에 처음으로 확진자가 발생한 주는 남부 시칠리아와 중부 토스카나, 북서부 리구리아, 북동부 트렌티노-알토 아디제 등 4곳이다.
감염자 분포가 북부 일변도에서 벗어나 점차 다른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탈리아 당국은 특히 최남단에 있는 시칠리아에서 확진자가 한꺼번에 3명씩이나 나온 상황에 우려를 감추지 못한다. 사실상 이탈리아반도 전역이 바이러스 감염 사정권에 들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이미 이탈리아 국경까지 넘어가고 있다.
이날 현재 오스트리아에서 2명, 스위스와 크로아티아에서 1명씩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모두 이탈리아와 인접한 국가들이다.
확진자들은 모두 최근 이탈리아 북부에서 체류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출입국 절차를 간소화한 솅겐 조약을 바탕으로 인적·물적 이동이 자유로운 유럽지역 특성상 바이러스가 이탈리아를 기점으로 유럽 주변국으로 퍼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가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이탈리아 내 바이러스 확산 시점과 관련해 현지 보건당국은 이미 이달 초·중순께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바이러스가 돌고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른바 `슈퍼 전파자`로 꼽히는 38세 남성이 지난 19일 롬바르디아주 밀라노에서 남동쪽으로 약 70㎞ 떨어진 코도뇨 지역 병원에 들어와 감염 판정을 받기 1∼2주 전에 이미 바이러스가 널리 전파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현지 당국은 이 38세 남성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 소위 `0번 환자`의 소재와 신원은 아직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이탈리아 코로나19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