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이요?"...방산업체 납기일 '노심초사'

입력 2020-03-03 17:44   수정 2020-03-03 18:43


    <앵커>
    `코로나 19` 사태로 공장 가동이 원활하지 못한 건 방산기업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정부의 납품기일을 맞추는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는데 정부의 반응은 미온적입니다.

    방산기업들은 당장 지체보상금 보다 장기적인 계약을 걱정하고 있는데 정부는 똑부러진 답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경제 살리기`를 표방한 정부가 보다 세심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주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송민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달 25일, 경남 창원에 위치한 STX엔진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회사는 곧바로 800여 명의 직원을 재택근무로 돌리고, 군 함정과 전차의 엔진을 정비하는 공장 문을 닫았다가 지난 2일부터 재가동에 들어갔습니다.

    역시 창원에 본사를 둔 방산기업인 현대로템도 지난 달 28일 코로나19 의심 직원이 발생하면서 공장을 폐쇄했다가 오늘부터 업무를 재개했습니다.

    확산을 막기 위한 선제조치였지만 차륜형 장갑차와 K2 전차 생산 라인은 정상적인 가동이 불가능했습니다.

    <싱크> 방산업계 관계자
    "직원이 발열 증세가 있어서 회사는 선제적으로 폐쇄하고 3일부터 재개하기로 했습니다. 음성 판정받아서 재개하는데 문제없을 것 같습니다."

    방산업계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대구·경북 등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생산 라인이 밀집되어 있어 그야말로 비상입니다.

    대구와 인접한 구미에는 지대공 무기인 ‘천궁’을 만드는 LIG 넥스원 생산 공장이 있고, 바로 그 남쪽에는 군용기를 납품하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잠수함을 공급하는 대우조선해양 등이 포진해 있습니다.

    방산 업계는 자체 대응 매뉴얼을 마련했지만 추가 공장 폐쇄 가능성도 열려있어, 이번 사태가 장기화한다면 매출 감소는 물론, 군 전력 납품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싱크>채우석 / 한국방산학회 회장
    "(코로나19 사태가)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수 있죠. 특정 업체가 일부러 잘못해서 그런 게 아니고 부품 조달이라든가 조업환경이 천재지변이나 다름없으니까요."

    특히, 주로 정부를 상대로 하는 군수 계약 특성상, 납기를 못 맞출 때 발생하는 벌금인 ‘지체상금’도 큰 부담 중 하나입니다.

    군 규정에 따르면 천재지변과 같은 불가항력 상황이 발생했을 때에는 지체상금을 면제해 주도록 명시했지만, 앞서 사스나 메르스의 경우 천재지변으로 인정되지 않으면서 코로나19 사태를 어떻게 판단할지도 미지수기 때문입니다.

    <싱크>방산업계 관계자
    “문제는 손실이라는 게 2,3주 지나게 되면 납기 지체 문제가 생기잖아요. 이것을 정부에서 천재지변에 준하는 걸로 봐서 납기를 연장해 주면 모르겠지만, 정부와 약정한 기간 내에 만약에 납품이 안 되면 벌금을 물어야죠.”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최근 방위사업청에 지체보상금 완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기준 없이 ‘코로나19로 인한 원인이 명확할 경우에만 해당’한다는 다소 모호한 지침을 내리면서 ‘정부의 책임 회피용 정책’이라는 지적과 함께 고민에 빠진 방산 업계의 혼선만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정부에 납품하는 자동차, 기계, IT 제품의 경우 재고가 충분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정부가 원칙만 고수하려 해 속앓이만 하는 처지입니다.

    `코로나19`로 추경을 포함해 경제살리기를 외치고 있지만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여전히 `한 겨울` 입니다.

    한국경제TV 송민화입니다.


    한국경제TV  증권부  송민화  기자

     mhs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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