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베트남에 격리된 한국인 1,200명…'음성' 나와도 14일간

입력 2020-03-03 13:56   수정 2020-03-03 14:10


중국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역유입을 막겠다면서 한국 등 일부 나라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에 대한 방역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입국자 전원을 14일간 지정 장소에 강제로 격리하는 최고 수준 조처를 하는 도시가 늘어나고 있다.
3일 한국 외교 소식통과 교민들에 따르면 세계 최대의 잡화 도매시장이 있는 저장성 이우(義烏)시는 한국, 일본, 이탈리아 등 코로나19 환자가 많은 나라에서 오는 사람을 일률적으로 14일간 지정된 호텔에 격리하기 시작했다.
격리는 해당 국가에서 온 외국인과 중국인 모두에게 같이 적용된다.
현재 한국 등 일부 국가에서 들어오는 사람을 증상 여부 등 사정과 관계없이 반드시 14일간 격리하는 중국 내 도시는 광둥성 광저우(廣州)와 선전(深천<土+川>), 장쑤성 난징(南京)시 등이다.
음성이 확인되더라도 지정된 호텔에서 14일 동안 격리되고 있다.
광둥성의 경우 당초 격리 비용도 승객에게 전가했으나 한국 정부의 강력한 항의에 스스로 부담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2일 하루 광저우에 도착한 한국인 승객은 300여명에 달한다. 또 난징과 이우시의 지정 시설에 격리된 우리 국민은 현재 각각 150여명, 70여명에 달한다.
우한(武漢) 등 후베이성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중국은 한국, 이란, 이탈리아 등 국가에서 코로나19가 역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입국자를 상대로 한 방역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따라서 광저우, 선전시, 난징, 이우와 같은 최고 수준의 방역 조치가 다른 도시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입국 후 전원 강제 격리가 아니어도 중국의 많은 도시에서 이미 한국에서 온 비행기를 타고 입국한 이들에 관한 관리가 전반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지역별로 다소간의 차이가 있지만 현재 중국 대부분의 도시가 한국 등 주요 국가에서 온 이들에게 지정 시설 또는 자기 거주지에서 최소 14일간의 격리 생활을 하도록 요구하는 추세다.
상하이(上海) 등 일부 도시는 최근까지 대구·경북 지역 방문 이력이 없는 한국발 입국자들에게는 자가 격리 대신 14일간 체온 등을 측정해 보고하도록 하는 완화된 건강 관찰 제도를 시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교민들에 따르면 상하이시도 전날 밤부터 관내 공항에 도착한 한국발 입국자들에게 예외 없이 최소 자가 격리 조치를 요구 중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중국 중앙 정부 차원의 큰 지침에 따라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도 베이징시도 전날 상무위원회 회의를 열고 `질병 상황이 심각한 국가`에서 들어온 사람은 반드시 14일간 자가 또는 강제 격리를 뜻하는 `집중 관찰`을 해야 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세계 각국에 격리된 국민은 1천200명 정도로 중국(960여명)과 베트남(270여명)에 가장 많다. 여행 목적보다는 해당국에 거주하거나 사업 등을 이유로 방문한 이들이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외교부는 우리 국민이 격리된 지역에 신속대응팀을 파견해 상황을 점검하고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비공식 브리핑에서 "그런데 우리 대응팀도 입국하면 14일 격리되는 문제가 있다"며 "대응팀은 격리 예외로 인정해줄지 아니면 14일 격리가 불가피할지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현재 각국의 대사관과 총영사관에서 영사조력을 제공하고 있으며 14일 격리기간이 끝나기 전에 돌아오고 싶은 국민이 있는지도 파악할 계획이다.
또 한국의 코로나19 상황과 적극적인 방역 노력을 알리기 위해 이르면 이번 주 주한외교단을 상대로 설명회를 다시 할 계획이다.
외교부는 아랍에미리트(UAE)가 입국제한을 검토했지만, 강경화 장관과 통화 등 정부의 설득에 조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뉴질랜드도 중국과 이란에 대해서는 입국을 금지했지만, 한국은 `뛰어난 의료 체계`를 이유로 자가격리만 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미주노선에 적용한 항공기 탑승 전 발열체크를 다른 국가행 항공편에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위당국자는 미국이 탑승 전 발열체크 등 한국의 방역 체계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도 한국이 방역체계에 관심이 많고 견학하고 싶다는 이야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외교부가 다국적업체 로슈에 코로나19 검사에 필요한 진단 시약을 충분히 공급해달라고 요청한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답을 받았다. 우리가 필요한 물량을 공급해주겠다는 회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중국 격리 한국인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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