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승아가 ‘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엉뚱한 의리파 여배우 소피 역으로 3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김초희 감독의 데뷔작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지난 해 부산국제영화제 3관왕(한국영화감독조합상, CGV아트하우스상, KBS독립영화상)과 서울독립영화제 관객상 수상 등의 쾌거를 이룬 기대작이다.
집도 없고, 남자도 없고, 갑자기 일마저 뚝 끊겨버린 영화 프로듀서 `찬실’(강말금 분)이 친한 배우 소피의 가사도우미로 취직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에서 윤승아는 찬실을 가장 신뢰하는 배우이자 찬실의 거의 유일한 친구 ‘소피’로 분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매력을 발산한다.
외국이름이나 활동명으로 짐작되는 극 중 이름 ‘소피’는 의외로 ‘근심 소, 피할 피’ 근심을 피한다는 뜻의 한글 이름이다. 소피는 자신의 이름 풀이에 걸맞게 건망증이 심하고 잔정이 많으며 오지랖이 넓어 힘든 사람을 늘 돕는다.
윤승아는 깊이 고민하는 것을 싫어하는 이 캐릭터를 만나 시종일관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잘 때 빼고 계속 돌아다니며 온갖 취미를 섭렵하는 부지런함, 찬실이 실직하자 앞뒤 따지지 않고 그녀를 가사도우미로 집에 들이는 의리, 하나를 하면 하나를 잊는 허술한 매력까지 윤승아는 러닝타임 내내 등장하는 모든 장면에서 반짝반짝 빛난다.
윤승아의 이런 활약은 이 작품이 그녀가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시점에서 만난 작품이기 때문에 더욱 눈길을 끈다. 앞서 ‘찬실이는 복도 많지’ 언론배급시사 및 기자간담회에서 윤승아는 “맡은 배역과 제 직업이 같은데,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깊이 생각하던 시기에 시나리오를 받아서 더 마음에 와 닿았다.”고 밝혔다.
윤승아의 고민과 뚝심은 지난 행보들에 고스란히 묻어있다. 윤승아는 지난 2015년 서울국제초단편영화제 출품작 `세이버`(감독 곽새미, 박용재)에 출연한 데 이어 2017년에는 같은 영화제의 사전제작 프로젝트 `E-CUT 감독을 위하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나섰다. 이처럼 윤승아는 영화 시장 저변을 확대하는 독립영화들에서부터 자신이 기여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신중히 고민하며 배우의 길을 조심스레 걸어왔다.
윤승아의 이런 깊은 고민들을 통해 극 중 소피는 현실감 있는 여배우로 빚어졌고, 주인공이 처한 상황이 자칫 절망에 빠질 수도 있는 스토리지만 윤승아의 사랑스러움이 청량감을 더한다. 전작 <메소드>에서 보여준 섬세하고 밀도 높은 연기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소피를 탄생시킨 윤승아의 역량이 ‘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주요 관전포인트다.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오는 3월 5일 개봉한다.
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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