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대 매도' 외국인...당국, 공매도 손본다

이민재 기자

입력 2020-03-10 11:05   수정 2020-03-1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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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유럽과 미국에서의 코로나19 확산과 석유전쟁 등에 세계 증시가 패닉을 보였는데요.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언제 그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정부가 일시적으로 공매도 일부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증권부 이민재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엄포성 발언만 하던 금융당국이 증시 불안 심각성에 공감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자>

    일단 심각하다는 데는 어느 정도 수긍한 것으로 보입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늘 오전 관계장관 회의를 열고 "시장안정 조치를 위해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를 일시적으로 강화한다"고 밝혔는데요.

    3개월 동안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 요건을 완화하고 거래 금지 기간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관련 내용은 오후 금융위원회가 발표하는 것으로 조율 중입니다.

    지난 9일 기준 코스피 대차잔고는18억9,400만주로 가파르게 상승세고 코스닥 역시 15억2,900만주로 기록적인 수준으로 쌓여있습니다.

    최근 코로나19 장세로 공매도가 심각해지자 개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공매도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돼왔습니다.

    지난 9일 금융당국은 점검회의에서 시장 안전화 조치가 준비돼있다며 필요 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앵커> 홍남기 부총리가 말한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가 무엇인지요?

    <기자>

    공매도가 과하게 몰려 가격이 급락한 종목을 정해 하루 동안 공매도 거래를 제한하는 제도인데요.

    한국거래소 현재 기준을 보면 코스피 시장에서는 직전 분기 코스피 공매도 비중의 3배 이상, 당일 주가 하락률이 5% 이상 10% 미만, 공매도 거래대금 증가율이 6배 이상인 경우 과열 종목으로 지정됩니다.

    만일 주가가 10%이상 빠지면 공매도 거래대금 증가율이 6배 이상만 돼도 이에 해당합니다.

    코스닥도 비슷한데, 여기에 직전 40거래일 공매도 비중 평균이 5% 이상인 경우, 공매도 거래대금 증가율이 5배 이상이면 과열 종목이 될 수 있습니다.

    홍남기 부총리가 말한 지정 요건 완화를 예측해보면 관련 기준을 낮춰 포함되는 종목이 늘고 이들에 대한 거래 제한 기한도 더욱 길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017년 시행됐을 당시에는 투자자 별 공매도 비중 감소에 영향을 줬단 평가를 받은 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약발이 먹힐지는 미지수입니다.

    <앵커>

    이번 조치의 배경에는 어제(9일) 외국인 투자자의 기록적인 매도 물량이 있습니다.

    <기자>

    4.19% 폭락에 1950선까지 내려 앉았는데, 여기에 일조한 게 외국인 투자자인데요.

    1조3,122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는데 이전 2010년 11월 하루 최대 매도 규모인 1조3,098억원을 넘어서 역대 급을 기록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이탈리아 누적 확진자 수가 크게 늘고 미국 보건당국이 코로나19를 경고하는 등 공포감이 커지고 있는데요. 여기에 러시아의 반대로 감산 합의에 실패한 이후 사우디가 원유 가격 인하를 발표하는 등 석유전쟁이 점화되면서 변동성을 키운 게 원인이 됐습니다.

    지난 달 24일 이후 최근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주로 업종 대표주를 매도했는데요.

    특히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팔았는데, 2조8,000억원에 달합니다.

    SK하이닉스는 9,600억원, 현대차는 3,000억원, SK이노베이션은 2,000억원어치를 내다팔았습니다.

    <앵커>

    외국인 투자자 엑소더스 언제까지 갈까요?

    <기자>

    가장 큰 변수는 역시 코로나19 안정 여부입니다.

    팬더믹 불안감이 사그러들지 않는다면, 증시 불안과 외국인 투자자의 연이은 매도는 불가피합니다.

    이렇다 보니 과거와 같이 질병 창궐 이후 V자 반등을 섣불리 기대해선 안 된다는 우려가 나오는데요.

    다행인 점은 한국의 코로나19 확산 증가 폭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단 분석이 나오고 있고, 한국 정부의 대처가 좋은 선례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긍정적인 흐름도 기대해볼 만합니다.

    또 거듭 강조되고 있는 글로벌 주요국들의 통화와 재정 정책 등 경기 부양책이 맞물리면 반전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증시 전문가들도 지난 4일 외국인이 하루 순매수로 돌아설 때부터 외국인 과매도 구간에 진입했다며 외국인의 매도 전환 시기가 됐다고 설명했었는데요.

    펀더멘털 상으로는 PBR 기준 역사적 최저점이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흐름이 나올지, 아니면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지 주의 깊게 살펴야겠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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