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공포, 경기침체 vs. 급반등

입력 2020-03-10 15:49  

    뉴욕장 패닉에서 우리 시장은 조금 이겨내는 모습입니다. 오늘 양 지수 상승 전환하며 마감했는데요. 지금 이 시점에서 경기침체로 갈 것인지, 아님 바닥을 잡고 반등할 것인지를 두고, 증권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 짚어보시죠.

    먼저 오늘 교보증권이 올해 주가전망 수정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아예 보고서 부제를 '팬데믹과 패닉'이라고 전하며, 당초 긍정적으로 내다봤던 시장 전망의 눈높이를 크게 낮췄는데요. 교보증권은 당초 올해 주식시장이 확장국면을 보일 거라 기대했었지만, 예상치 못한 악재, 코로나19의 공포가 확산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중국과 한국 등 제한된 지역경제의 충격을 넘어 글로벌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거라 내다봤는데요. 이에 코로나가 글로벌 주식시장의 패닉을 이끈 구조적 침체 요인으로 전환됐다고 해석했습니다. 특히 김형렬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주식시장의 동반 급락, 국제유가 폭락 등의 매크로환경 변화는 2020년 주식시장에 대한 기존 전망을 고집하기 어렵게 만들었다"고 언급했는데요. 이에 올해 코스피 평균지수를 2000포인트에서 1940포인트로 수정하고, 현금화 전략을 권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3대 지수는 고점 대비 하락률이 -19%대를 기록하며 약세장 진입의 기준인 -20%에 근접한 상황입니다. 뉴욕 연준이 발표하는 미국 경기가 향후 1년 뒤에 경기 침체에 빠질 확률은 2월 말 기준으로 30.73%를 기록했는데요. 이처럼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코로나 19의 확산과 유가의 급락이 경기침체 공포를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연준이 50bp의 선제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책의 실효성과 투자심리를 끌어올리는 데는 효과적이지 않았다고 보여지는데요. 초기에 코로나로 인한 위험요인은 중국발 공급 차질이었는데, 이제는 팬데믹이 심화되면서, 수요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과거에 공급 과잉에 따른 에너지 기업들의 위기를 경험한 상황에서, 수요 부진과 정책 공조 파기에 따른 공급 조절 실패 우려가 극단적인 공포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는 건데요. 특히 유가의 폭락은 경제원리가 아닌 원유 생산 국가들의 정책 공조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이번 사우디와 러시아의 갈등은 경기 침체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한편, 오히려 급락 후 '급반등'이 찾아올 거라 긍정적으로 내다 보는 쪽도 있습니다. 삼성증권의 오늘 리포트를 내놓았는데요. 과거와 같은 리세션, 경기침체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분석합니다. 역사적으로 경기 침체는 3가지의 경로에서 출현했다고 하는데요. 먼저, 실물경제의 과잉투자가 있었습니다. 가장 전형적인 스타일로 경기호황기에 기업들이 과도하게 투자를 늘렸다가 거품이 터지는 경우인데요. 최근까지 글로벌 경제의 과잉투자 논쟁은 크지 않았다는 점에서, 경기침체 경로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다음으로, 정책실패에 의한 경우입니다. 현재 연준은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50bp나 인하했고,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밝혔기 때문에 긴축에 의한 정책발 리세션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분석합니다.

    마지막으로, 금융부문의 부실입니다.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가 대표적이죠? 현재 미국 민간부문의 금융여건은 매우 건전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물론 중국의 기업과 한국의 가계부문 등에서 부채가 우려되나, 글로벌 경제 전반에서 당장 금융위기가 발발할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금융시장의 통설은 고점 대비 20% 이상 주가지수가 하락하면 기술적으로는 약세장 진입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이는 리세션 진입의 예고라고 해석합니다.

    1950년 이후 S&P500지수가 고점 대비 15% 이상 하락했던 경우는 총 17회인데요. 그런데 이 중 미국 경제가 실제 리세션에 진입했던 경우는 9회에 불과합니다. 또한 리세션과 무관한 주가의 단기 급락 경우는, 조정의 기간도 짧았고 전고점을 회복하기까지의 반등도 상대적으로 신속하게 이루어졌는데요. 이번에도 글로벌 경제의 리세션 가능성은 높지 않기 때문에, 단기에 주가가 급락해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진 셈입니다. 따라서 향후 각국의 정책이 가동되면 주식시장 회복은 V자 형태로 급반등할 것으로 예상했고요. 글로벌주식의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했습니다.

    또한 과장된 의학적 우려라는 측면도 제기합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유독 민감한 이유는 경험을 통한 학습이 충분하지 못한 예측 불가능 변수이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코로나 중국 이외 전세계 지역에서 치사율이 2% 미만에 머물고 있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우리나라는 약 0.7% 수준인데요. 과거 9.6%에 달했던 사스, 그리고 34% 였던 메르스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입니다. 이는 의료 시스템이 발전돼 있는 선진국의 경우, 코로나 19의 통제가 가능할 거란 근거가 된다고 전합니다.

    [한국경제TV=손현정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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