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월 주차비만 6억"…산업계 '슈퍼전파자' 초읽기

입력 2020-03-16 17:41  

    <앵커>

    앞서 정부의 지원방안 발표에도 불구하고 항공업계는 국내 산업계에서 '슈퍼 전파자'가 될 공산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운항이 대폭 감소하면서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데 현실과 동떨어진 '말잔치'만 계속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항공업계의 위기가 정유와 카드산업 같은 전후방 산업으로 확산될 위험마저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계속해서 신선미 기자입니다.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운항을 못하는 항공기가 넘쳐납니다.

    아시아나항공은 75개 노선 중 51개 노선이 운휴되면서 여객기가 주기장에 서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보니 비행기 주차비인 주기료는 1년 전보다 70%나 급증했습니다.

    인천공항은 항공기가 착륙해 주기한 뒤 3시간까지는 무료지만 이후부터는 30분 단위로 정류료를 부과합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지난해 2월 3억 3천만원대던 정류료가 지난달엔 5억 7천만원까지 치솟았습니다.

    문제는 3월 주기료 증가분은 70% 증가한 2월보다도 훨씬 더 커질 것이란 점입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2월 말부터 심각해졌다"며 "운휴나 감편이 본격화 된 3월에는 타격이 훨씬 클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대한항공도 여객기 140여대 가운데 100대 넘게 운항을 못하고 있고, 제주항공을 비롯한 저비용항공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에 이착륙 비용, 활주로 조명료 등 기타 공항시설 사용료와 임차료까지 더해지면 피해는 더 커집니다.

    실제로 항공업계는 유례없는 '임금 삭감'과 '희망퇴직'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는 항공업을 포함해 코로나19 피해가 심한 업종을 특별고용지원 대상으로 지정했습니다.

    직원을 내보내지 않고 휴업·휴직을 통해 고용을 유지하면 정부가 휴직수당의 최대 90%까지 6개월간 지원해주기로 한 겁니다.

    업체 규모와 상관없이 하루에 1인당 7만원까지 지원키로 했습니다.

    하지만 일본 노선 감축, 내수경기 침체, 환율 악화, 여기에 코로나19까지 엎친데 덮친 사상 최악의 위기다 보니 고용지원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단 지적입니다.

    <인터뷰> 항공업계 관계자

    "이번 발표로 항공사에게 다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난번 LCC사장단이 요청했던 재산세, 유류할증료 등 각종 세금감면 조치와 긴급융자지원도 빨리 시행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항공산업의 위기는 공항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등 또 다른 문제를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항공사들이 위기에 처하면서 기름값과 항공권 취소대금을 제 때 못 줘 정유사와 신용카드사까지 연쇄 타격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항공사들은 물론, 정유사와 신용카드사들 마저 항공업 지원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정부는 '아직도 협의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어 업계를 살릴 골든 타임을 놓치는 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한국경제TV 신선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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