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해외 역유입을 막기 위해 입국 제한을 강화한 가운데 국제선 항공편을 위험도에 따라 3가지 등급으로 구분해 관리하기로 했다.
주타오(朱濤) 중국민항국 비행표준사(司) 사장은 16일 국무원 합동 방역 기자회견에서 "항공편 출발지의 코로나19 상황과 탑승률, 운행 특징 등을 고려해 코로나19 위험을 평가해 고·중·저 3개 등급으로 나눠 이에 따라 다른 방역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 사장의 설명에 따르면 저위험 항공편은 사람과 물류의 원활한 이동을 보장하고 필요에 따라 체온 검사를 하며 승무원은 일반적인 의료용 마스크를 쓴다.
중위험 항공편은 합리적인 객실 배치를 통해 인원 이동을 줄이고 운항 중 여객의 체온을 측정하며 승무원은 외과용 마스크를 사용한다.
고위험 항공편은 가능한 기내 서비스를 최소화하고 승객은 구역을 나눠 관리한다. 승객은 분산해서 좌석에 앉도록 한다.
한국에서 오는 항공편은 고위험 항공편 또는 중위험 항공편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직 관련 공문이 오지 않아 정확히 어느 그룹에 속했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한국이 코로나19 심각 국가로 분류됐기 때문에 고·중 위험 등급에 속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 수도 베이징은 코로나19 역유입을 막기 위해 이날 0시부터 모든 입국자를 개인 부담으로 시설에 14일간 격리하기 시작했다.
베이징은 지난 11일부터 코로나19 심각 국가에서 온 사람들에게만 적용했던 14일간 자택 격리 또는 호텔 격리 조치를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확대한 데 이어 이번에는 원칙적으로 자택이 아닌 시설에 격리하고 비용까지 개인이 부담하도록 해 입국 장벽을 한층 높였다.
한 교민은 온라인에 쓴 글에서 이날 베이징에 도착 후 호텔에서 식비를 제외한 숙박비로만 하루 500위안씩 14일간 모두 7천위안(약 120만원)을 결제했다고 말했다.
베이징시는 급작스러운 입국 제한 조치에 논란이 일자 70세 이상 고령자나 미성년자, 임신부, 환자 등은 예외로 자택이 머무는 자가 격리 조치를 신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에서는 16일 오전 0시∼오후 4시 역유입 환자가 6명 발생했는데 스페인과 영국에서 온 사람이 각각 4명과 2명이다. 베이징의 누적 역유입 환자는 37명이다.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도 이날 베이징과 비슷한 조치를 도입했다.
중국은 봉쇄 상태인 후베이(湖北)성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발병 사례가 대부분 해외 역유입에 의한 것으로 나타나자 강력 대응 모드로 전환하는 모양새다.
왕쥔(王軍) 해관총서 정책법규사 사장은 "해외 역유입 방지는 현재 최우선순위"라고 밝혔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미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세계 대유행) 선언을 했고, 역외 유입 환자는 이미 중국 여러 지역의 주요 위험으로 떠올랐다"면서 "중국 각 지방 정부는 법에 따라 현지 감염병 상황에 맞춰 필요한 조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겅 대변인은 이어 "해외 입국자에 대한 검역과 방역 조치는 방역 업무에 필요한 조치이자 감염병의 글로벌 확산을 막는데도 효과가 있다"면서 "또 중국 인민의 생명 안전과 건강에 대한 책임이자 외국 국민의 생명 안전과 건강에 대한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류하이타오(劉海濤) 국가이민관리국 변경검사관리사(司) 사장은 3월 11일 WHO가 코로나19를 팬데믹으로 선포한 이후 입국자는 하루 평균 12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넘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매일 항공편으로 중국에 입국하는 사람은 2만명으로 이 가운데 외국인 비율이 10%다.
류 사장은 "가능하면 출국을 최소화하고 코로나19 상황이 심한 국가로 가는 것을 삼가라"고 요구했다.
한편 중국이 이란 등 코로나19 확산 국가에서 전세기 7편을 동원해 데려온 자국민은 1천101명에 이른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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