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1조2,0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1,000조 원 이상의 경기 부양책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 소식에 그간 역대급 폭락 장이 이어졌던 미 증시가 소폭 반등하며 급한 불은 껐지만, 지속성에 대해선 일부 회의적인 시각도 나옵니다.
김원규 기자입니다.
<앵커>
지난 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속절없이 떨어졌던 미국 증시의 안정화를 위해 미국 정부가 또 한 번 칼을 빼 들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코로나19 대응TF 언론 브리핑에 참석해 경기부양책과 관련해 "우리는 크게 가겠다"고 밝혔습니다.
CNBC 등 주요 외신은 경제적 손실을 막기 위해 미 정부가 측정한 자금 규모는 약 8,5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1,0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의회에 제출한 4조8,000억 달러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의 약 1/5 수준입니다.
또 미 연준은 제로금리 시대를 연 지 이틀 만에 긴급성명을 내고 기업 채권을 매입한다고 밝히면서 경기 부양 의지를 다시금 내비쳤습니다.
나중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무엇이든 강한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했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라며 "미 행정부의 강력한 부양책을 추진한다는 소식은 연준의 재정정책과 시너지를 기대하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정부의 통 큰 부양책이 당장 증시에 활기를 불어넣을지에 대해선 의구심이 여전합니다.
<인터뷰>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 센터장
"문제는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부양정책이 의회에서 협조할지가 향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만약 (해당 안이) 제동이 걸리거나 부채를 남발하는 등이 과연 향후 수습할 수 있는 정도의 규모인 거냐 하는 게 잠재불안 요소다"
이날 뉴욕 3대 지수가 일제히 5~6% 반등하긴 했지만, 직전 거래일 1987년 이후 기록한 최대 하락률(12%)과 비교하면 저조합니다.
특히 거래가 마감된 이후 개장된 선물시장에선 3대 대표 지수 모두 3%가량 빠지며 향후 증시에 대한 우려감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이례적으로 손을 맞잡고 시장 안정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미 정부와 중앙은행.
다만 그 효과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면서 되레 증시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원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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