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카(KOICA)는 42개 개발도상국에 파견된 1천457명의 봉사단 단원과 동반가족을 전원 일시 귀국시킨다고 19일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파견 인력의 안전과 건강을 위한 대응 조치다. 봉사단과 중장기 자문단, 다자협력전문가, 코이카-UNV 대학생 봉사단, 글로벌 협력의사 등이 그 대상이다.
코이카는 "50세 이상의 기저질환자와 심리불안자, 동반 가족에게는 귀국 강력 권고 조치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가 현지시간으로 12일 팬데믹 선언을 한 지 일주일이 지나 이뤄진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늦은 조치"라고 비판한다. 일본 국제협력기구(JICA)와 미국 평화봉사단(PeaceCorps)은 각각 15일과 17일부터 해외 봉사단 단원을 귀국 조치하고 있다.
조치가 늦어지면서 각국이 하늘길과 국경을 막고 있어 귀국 길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중남미와 아프리카 지역은 한국 직항 노선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유럽, 미국, 중동 국가들을 경유해야 하는데, 이들 국가가 국경을 봉쇄하거나 하늘길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콰도르 코이카 봉사단 관계자는 "이 곳 50여 명의 단원은 미국을 경유해 입국해야 하나 연결 항공편이 여의치 않아 자택 대기 상태"라며 답답해했다.
온두라스 경우도 하늘길이 막혀 일단 육로로 니카라과로 이동한 뒤 그곳에서 다시 귀국 방안을 찾아야 한다. 한국과 아프리카 간 항공 노선은 중동의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국제공항을 거쳐야 하는데 이곳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외국인 입국이 전면 금지됐다. 경유를 허가하지만 공항에서 14일간 격리해 안전을 보장받아야 출발이 가능한 상황이다.
그나마 동티모로 봉사단 단원과 가족 등 91명은 귀국할 수 있게 됐다. 인도네시아가 20일부터 코로나19로 외국인 무비자 입국 금지에 들어가는데 한국과 동티모르를 잇는 유일한 항공편이 인도네시아 발리를 경유하기 때문에 우선해 귀국 조치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봉사단과 가족은 개인 방역을 위한 필수 행동 지침, 한국 질병관리본부의 관리 지침을 준수하겠다는 서약서를 작성 후 국내로 입국하며 코로나19 특별입국절차에 따라 음성 판정 시 2주 동안 자가 격리에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코이카 해외 사무소 직원과 봉사·개발협력 코디네이터, 청년 인턴 등 필수 인력은 파견국에 남아 개발협력 사업을 이어간다.
한편 귀국한 봉사단은 자택 대기를 하며 봉사 대상국 온라인 교육 교재를 개발하거나 개발협력 관련 온라인 교육 등을 받게 된다.
일시 귀국자를 코로나19의 확산 추이에 따라 재파견할 계획이다. 국내 체류가 장기화할 경우 가능한 범위내에서 지역사회 봉사를 추진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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