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방에서 성착취 음란물을 유통한 이른바 `박사방` 운영진 조모씨가 구속된 가운데, 해당 방을 이용한 이들의 신상까지 공개하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자 숫자가 120만 명을 넘겼다.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 따르면 `텔레그램 n번방 가입자 전원의 신상공개를 원합니다` 청원에 이날 오후 16시 기준 120만명이 넘게 동의했다.
청원인은 "관리자, 공급자만 백날 처벌해봤자 소용없다. 수요자가 있고. 수요자의 구매 행위에 대한 처벌이 없는 한 반드시 재발한다"며 "어디에 사는 누구가 `n번방`에 참여했는지 26만 명의 범죄자 명단을 공개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 청원은 `박사` 조씨가 구속된 직후인 지난 20일 처음 올라왔다.
앞서 18일에는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 신상공개 및 포토라인 세워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와 이날 기준 180만 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어린 학생들을 지옥으로 몰아넣은 가해자를 포토라인에 세워달라"며 피의자 조씨의 신상 공개를 요구했다.
이외에도 n번방 사건의 철저한 수사 및 용의자와 회원 모두의 처벌을 촉구하는 청원들이 줄을 이었으며 모두 20만여명을 넘기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연예계도 강력 처벌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배우 겸 가수 혜리는 22일 자신의 SNS 스토리를 통해 "분노를 넘어 공포스럽다. 부디 강력한 처벌이 이루어지기를"이라는 목소리를 냈으며, 배우 손수현은 SNS에서 "25만 명 참여자 모두 잡아내고 사회에 발 디딜 수 없게 만들어야 한다"고 분노를 표했다.
배우 하연수는 지난 11일부터 SNS 스토리를 통해 N번방 사건을 향한 관심을 촉구했다. 그는 "실제로 내가 겪은 일은 아니다. 그렇더라도 이건 강 건너 불구경하듯 묵과할 일은 더더욱 아니다"라면서 "가해자들의 사고방식은 매우 위험하고 비윤리적이지 않은가. 미성년 강간도 모자라 지인 능욕이라니"라며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은 일명 `n번방`이 시초격이다. 이후 유사한 대화방이 여러 개 만들어졌다. 조씨는 지난해 9월 등장해 `박사방`으로 이름을 알렸다.
경찰은 이달 16일 조씨를 체포했다. 20대인 조씨는 아르바이트 등을 미끼로 피해자들을 유인해 얼굴이 나오는 나체사진을 받아내고 이를 빌미로 성 착취물을 찍도록 협박한 뒤 이를 박사방에서 유료 회원들을 대상으로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박사방의 유료 회원 수는 1만명대로 추정된다.
조씨는 구청·동사무소에서 일하는 사회복무요원들을 통해 피해 여성과 박사방 유료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빼돌려 이를 협박과 강요의 수단으로 삼기도 했다.
경찰은 내부위원 3명, 외부위원 4명으로 구성된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조씨의 신상공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텔레그램 박사방 국민청원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