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무자본 인수합병(M&A) 등과 관련해 루트원플러스와 관련 투자조합 등을 조사한 가운데, 루트원플러스 관련 투자조합이 라임자산운용과도 거래를 한 것으로 알려져 이목이 쏠린다.
25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이 지난 달 무자본M&A 조사를 확대면서, 루트원플러스와 관련 투자조합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무자본M&A 전반에 대한 조사는 검찰에 이첩한 상황"이라며 "추가 사안에 대한 점검과 더불어 (관계기관과) 무자본M&A와 불공정거래 모니터링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루트원플러스, M&A 큰손…다수 상장사 관계
루트원플러스는 지난 2014년 상장 폐지된 디브이에스코리아로 조성옥 당시 대교종합건설 대표이자 현 삼부토건 회장이 적대적 M&A를 해 유명해진 바 있다.
과거 루트원플러스는 조 회장과 부인인 박란희씨, 아들과 딸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지난해 말 분기보고서 기준으로는 크레센이 159만주(89.78%)로 최대주주고 박란희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루트원이란 회사 명은 아들인 조 모씨의 이름을 따서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루트원플러스 최대주주인 크레센의 대표이사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허원혁씨로 지분 100%를 가고 있는 최대 주주다. 허원혁 대표는 루트원플러스 관련 투자조합이 지분을 보유했던 상장사의 사내이사로 활동하기도 했었다.
루트원플러스는 최근까지 지분 구조상 코스닥 상장사 이에스브이(ESV), 피에스엠씨, 코디엠, 이에스에이(ESA), 에이치엔티일렉트로닉스, 휴림로봇, 삼부토건과 관계를 맺어왔다.
○루트원플러스 관련 투자조합, 라임과 거래
루트원플러스는 지인과 직원들을 통해 디이씨컨소시엄, 브이씨컨소시엄1호 등 투자조합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몇몇 투자조합이 라임자산운용과 상장사 지분을 거래 하기도 했다.
브이씨컨소시엄1호는 루트원플러스의 임원이었던 김천환씨가 대표자로 활동했는데, 티탑스(구 동양네트웍스) 보유 지분을 라임자산운용 등에 매각한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브이씨컨소시엄1호가 동양네트웍스 지분을 라임자산운용에 매각하고 라임자산운용은 셀다운(재판매) 형식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당국이 이 부분을 들여다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루트원플러스 관련 다른 투자조합은 한 상장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가 갑작스럽게 해산하고 이를 장내 매각해 주가가 크게 폭락하는 등 투자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이 과정에서 라임자산운용에 지분을 매각한 이후 조합원 해산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무자본M&A 조사 뒷북 우려
일각에서는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 등 금융당국의 이번 무자본M&A 조사가 뒷북이 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무자본M&A 특성상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한 데, 질질 끌다 보면 감시망에 포착되지 않는 내용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며 "라임 사태 등을 볼 때 금융당국의 안일한 대처가 피해를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무자본 M&A를 중점 조사 대상으로 꼽은 바 있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초 주요 업무 계획으로 무자본 M&A 사건 전담 조사기구를 운영하고 특사경 수사 역량을 강화해 증권 범죄에 엄청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무자본 M&A, 분식회계와 공시의무 위반 연계 부정거래 등 상장법인 경영진의 불공정거래를 막기 위해 지속적으로 조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또 금융위 자조단은 금감원과 무자본 M&A 조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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