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악재로 경기가 급속히 악화되면서 '일자리 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생존위기에 몰린 기업들이 잇달아 유·무급휴직과 희망퇴직 등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기 때문인데요.
특히 항공·여행·면세점 업계의 경우 최소 인원을 제외한 대다수 직원이 출근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일자리를 잃지는 않을까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신선미 기자입니다.
<기자>
사실상 고사 상태에 몰린 항공업계의 위기가 전방위로 퍼지고 있습니다.
국적 항공사들이 운영하는 노선의 80%가 끊기면서 무급휴직은 일상이 됐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은 다음달부터 무급휴직 확대에 나섭니다.
이달 모든 직원이 열흘간 무급휴직하게 했던 것에서 더 나아가 최소 15일 이상 무급휴직에 들어갑니다.
전 직원 급여를 절반 이상 일괄 삭감하는 셈입니다.
앞서 아시아나는 지난해 15년 이상 근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두 차례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습니다.
국제선 사업을 접은 저비용항공사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이스타항공은 국제선에 이어 국내선까지 모든 노선을 한달간 운영 중단하며 '셧다운' 됐습니다.
임직원 2월 급여는 40%만 지급했고, 이달 급여는 지급을 미루기로 결정했습니다.
4월부터는 필수 인력을 제외한 모든 직원이 휴직에 들어가고, 희망퇴직도 검토 중입니다.
항공업계의 비상 상황은 관련 업계에 더 큰 타격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하늘길이 끊기면서 항공사의 자회사인 지상 조업자나 협력 업체들은 직원들을 내보내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인터뷰> 노은준 아시아나에어포트 상무
"항공사들 운항 편수가 80%넘게 줄면서 지상 조업편수도 이에 맞춰 감소한 상황입니다. 저희 회사만 하더라도 3천여명의 직원들이 있는데 고용안정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무급휴직을 시행하고 있습니다만 단기간만 할 수 있는 것이고..."
인천공항을 제외한 공항 면세점은 아예 문을 닫았습니다.
중국과 일본 등 주로 단거리 노선을 운항하는 김포국제공항에선 롯데면세점이 일찌감치 임시 휴점에 들어갔습니다.
영업시간 단축으로 버티던 신라면세점도 21일부터 휴점 중이고, 제주공항(신라)과 김해공항(롯데)도 마찬가지입니다.
여행업계 역시 주 3일제 근무와 전 직원 유급휴가 등 긴급 처방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소여행사는 이미 39곳이 폐업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는 하루 3~4개꼴로 폐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종에 따라 편차는 있지만 일시 휴직자가 실직자로 내몰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재계 관계자는 “항공·유통 업종은 감원이 불가피해보인다"며 “실적 부진이라는 명분 하에 규모와 업종을 불문하고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는 기업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제선 항공편 운항이 언제 재개될 지 기약 없는 만큼 관련 업종 근로자들은 '코로나 감염'보다 '감원'될까 두려운 상황입니다.
한국경제TV 신선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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