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이 긴급 생계자금 지급 문제를 두고 대구시의원과 마찰을 빚다가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26일 대구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권 시장은 이날 오후 2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예산안 처리를 위해 시의회 임시회에 참석했다.
1시간 30분 동안 이어진 임시회에서 예산안 처리가 마무리되고 본회의장 바깥으로 나가려던 순간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진련 시의원이 권 시장과 긴급 생계자금 지급 문제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해당 시의원은 권 시장에게 "긴급 생계자금을 왜 현금으로 지원하지 않느냐"고 따졌고, 권 시장은 "이러지 마시라"고 대응했다.
이후에도 항의가 계속되자 권 시장은 갑자기 오른손으로 머리를 잡은 채 뒤로 넘어졌다.
곁에서 이를 지켜본 대구시청 공무원이 급히 권 시장을 업어 시청 2층 시장실로 이동했고, 이후 119구급차를 불러 경북대병원으로 이송했다.
권 시장은 실신 직후 직원에게 엎혀가면서 "난 괜찮아, 괜찮아"라는 말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시장은 지난달 18일 대구에서 첫 확진자가 나오고 사흘 뒤인 21일부터 35일째 시장 집무실에 비치한 야전침대에서 생활해 왔다.
대구시청 참모진은 "사흘 전부터 시장 건강 상태가 악화해 건강이 중요하다며 귀가를 수차례 권유했었다"고 밝혔다.
이날 권 시장은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임시회가 진행되는 동안 피곤한 듯 줄곳 눈을 감고 있었다.
권 시장은 전날 대구시의회 임시회 도중 퇴장한 뒤에도 화장실에서 구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응급실에 입원한 권 시장은 의식을 되찾으나 병원 측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등을 실시했다.
경북대병원 관계자는 "여러 가지 검사를 한 뒤 상태를 보고 퇴원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권 대구시장은 전날 대구시의회 임시회 도중 퇴장한 것에 대해 "제가 많이 부족해서 그렇다"며 사과했다.
그는 지난 25일 열린 임시회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진련 시의원이 코로나19 대응 긴급생계지원을 신속하게 집행하라고 촉구하는 도중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장 밖으로 퇴장했다.
배지숙 시의회 의장은 "시의회 회의규칙에 따라 회의에 출석한 사람은 사전 동의 없이 무단이석할 수 없다"며 "(권 시장 행위는)신성한 전당인 시의회를 경시하는 행위로서 엄중 경고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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