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째 왔는데 또 '허탕'"...1천만원 대출에 '피멍'

전민정 기자

입력 2020-03-27 17:40  

    <앵커>

    코로나19 확산으로 생계가 막막해진 소상공인들의 대출 신청 대란이 '마스크 대란'을 방불케 하고 있는데요.

    '줄서기'를 막기 위해 온라인 예약 시스템까지 마련됐지만,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전국 지역 센터는 여전히 1천만원 대출에 목을 맨 상인들의 대기행렬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습니다.

    전민정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지역센터.

    신용등급 4등급 이하의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대상 1천만원 직접대출을 신청하러 왔지만, 대기표를 받지 못하고 허탕을 친 상인들이 분통을 터트립니다.

    <현장음> 대출 신청 대기 소상공인

    "9시에 (센터) 문을 여는데 7시부터 표를 나눠주고 그 사람들만 받겠다는게…" "3일째 왔어 3일째…" "온라인이 마감됐는데 어떻게 해요. 온라인이 왜 마감이 되냐고…"

    <현장음> 대출 신청 대기 소상공인

    "저희도 최대한 도와드릴려고…" "지금 온사람들 내일(대기) 표를 달라구요. 그래야 우리도 안기다리고 와서 할꺼 아니예요. 왜 자기네들 멋대로 하냐고, 왜 멋대로해"

    현장신청 폭주로 온라인 사전예약이 시작됐음에도 바뀐 시스템을 미처 인지하지 못해 새벽 3시부터 현장상담과 접수를 하기 위해 수백명이 몰려들었습니다.

    센터 오픈 시간인 오전 9시전부터 길게 늘어선 대기줄 행렬에 안내 직원들은 궁여지책으로 '번호표'를 나눠줬는데, 이 표를 받지 못한 대기자들의 불만이 폭발한 겁니다.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직접대출은 상담부터 신청까지 한 사람당 1시간이나 걸려 이곳 센터에서는 하루에 겨우 50여건만 처리할 수 있습니다.

    담당 인력도 8명으로 턱없이 부족해 밀려드는 대출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현장음> 김선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서부센터장

    "줄서기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번호표를 발행했는데 이미 접수분이 초과됐다. 더 이상 받을 수가 없다."

    '마스크 줄서기' 만큼이나 심각한 대출 '줄서기'에 대한 불만이 폭주하자 정부도 긴급 대응방안 마련에 나섰습니다.

    직접대출 신청의 경우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를 기준으로 '홀짝제'로 운영하고, 온라인 접수와 서류 간소화를 통해 신청자들의 대기 시간을 줄이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김선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서부센터장

    "대기시간이 길고 복잡함과 위험함을 피하기 위해 온라인 상담예약시스템을 마련했다. (이곳에서) 상담예약을 하고 서류를 준비해 센터에 방문하면 빠르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돈 줄이 막힌 소상공인들에게 이번 대책이 '코로나19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는 단비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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