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국민 개그맨`으로 불리던 시무라 겐(志村けん·70)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망한 것으로 30일 알려진 뒤 코로나19 발원지로 지목되는 중국을 겨냥한 혐오성 글이 일본에서 퍼지고 있다.
시무라 겐은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난 지 사흘째인 지난 20일부터 입원 치료를 받다가 29일 밤 사망했다.
일본 인터넷 매체인 버즈피드 재팬에 따르면 그의 소속사가 30일 오전 사망 사실을 발표한 뒤 일부 일본인들이 트위터 등에 중국을 혐오하는 표현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 표현 중에는 `시무라 겐을 죽인 중국인`처럼 중국인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는 글들이 포함돼 있다.
특히 요코하마(橫浜)의 중국인 거리(中華街)에 있는 음식점 몇 곳에는 `중국인은 △△△다! △△다! 빨리 일본에서 나가라`는 취지의 발신인 불명 메모가 배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아베 총리가 시무라 겐을 죽인 거나 마찬가지`라는 인터넷 댓글도 보이는 등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버즈피드 재팬은 "중국인 혐오를 선동하는 언동은 `헤이트 스피치`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일본 후생노동성이 `사람이 나쁜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가 나쁘다`라고 자제를 호소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특정인을 향한 적개심을 부추기는 행위를 허용해선 안 된다"며 이번 기회에 혐오성 표현을 경계하는 인식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1950년 도쿄에서 태어난 시무라 겐은 1974년부터 코미디 밴드 `더 드리프터스` 멤버로 활약하면서 일본의 국민 코미디언으로 인기를 끌었다.
가깝게 봐 오던 유명 연예인이 사망해 일본인들이 받는 충격은 크다.
일본인 저널리스트인 나카지마 메구미 씨는 인터넷 댓글을 통해 "시무라 겐이 사망해 정말로 슬픔과 충격에 빠진 것은 일본인 모두의 마음"이라며 "모든 인류와 바이러스의 싸움인데, 중국 혐오 등 누군가를 탓한다면 고인도 유감스럽게 생각할 것"이라고 자제를 호소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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