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뉴욕증시는 우려와 달리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3대 지수는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칠 충격을 지켜보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책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특히 개별주 중에서 존슨앤존슨이 9월부터 코로나19 백신의 임상실험을 시작한다고 밝히자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오늘 장 지수 상승에 앞장서는 모습이었습니다.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가 73만명을 넘어섰는데요. 미국에서도 코로나19의 확산 속도는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확진자가 14만명을 넘어섰는데, 그 중에서도 금융중심지인 뉴욕의 확진자 증가 속도가 특히 빠릅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4월 말까지 연장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래도 시장의 극심한 공포는 다소 안정되는 분위기입니다. 코로나19의 확산 속도가 빨라진 만큼,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대규모 부양책을 발표했기 때문인데요. 미국은 추가 부양책의 도입도 고려 중이라는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이 내용은 잠시 뒤에 자세히 살펴보겠구요. 연준의 유동성 공급으로 극심했던 자금 경색 현상이 완화된 점도 투심을 진정시켰습니다. 여기에 증시가 이미 한차례 대폭 꺾였기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서 지금 시장이 충분히 바닥이라는 인식도 뚜렷해지는 중입니다. 다만 지금 반등 추세가 데드캣 바운스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앞서 존슨앤존슨이 조만간 백신 임상시험에 들어간다고 전해드렸는데요. 존슨앤존슨 측 입장에 따르면, 2021년 초에 긴급 사용 허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하는 등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도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습니다. FDA는 코로나19 치료에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 클로로퀸의 사용을 허가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오늘 경제지표는 엇갈렸습니다. 2월 주택판매지수는 2.4% 증가하면서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많은 기업들이 활동에 제재를 받으면서 3월 댈러스 연은의 기업활동지수는 마이너스 70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美, 2조2천억 달러보다 큰 추가 부양책 논의 중
앞서 미국이 추가 부양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해드렸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27일에 2조2,000억 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시행했던 미국이 더 큰 추가 부양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널은 미국의 양당 의원들과 행정부 관리들, 경제학자들 그리고 싱크탱크 등이 현재 시행하고 있는 부양책보다 더 규모가 큰 긴급지출 패키지 법안의 윤곽을 잡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이에 관한 본격적인 논의는 4월 말부터 이뤄질 전망이라고 합니다.
보수성향 싱크탱크 헤리티 재단의 스티븐 무어 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셧다운 규모를 감안하면, 수조 달러짜리 부양책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으려면 큰 한 방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일반적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지금까지의 조치는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는 아주 큰 계약금이었으며, 이제 다음 단계는 경제를 성장시키고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 회복으로 가는 것"이라며 추가 부양책의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도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다음 부양책에 코로나19 사태의 최전선에서 힘쓰고 있는 응급구조인력에 대한 위험수당을 포함하겠다고 예고하면서 추가 부양책에 대한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그러나 공화당 내 일부 보수주의자들 사이에서는 추가 부양책이 도입된다면, 민간 부문에 대한 정부의 개입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반대 입장도 나왔는데요. 케빈 매카시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4차 경기부양책에 관한 논의를 당장 멈췄으면 한다. 지금 부양책이 실제로 작동하는지 데이터를 보고 난 뒤에 추가적인 도움이 필요한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미국은 83억 달러, 1,000억 달러 그리고 2조 2,000억 달러 규모의 긴급 예산법안을 줄줄이 통과시키면서 코로나19의 경제적인 충격에 대응해 왔는데요. 앞으로 얼마나 더 큰 부양책이 나올지 눈 여겨 봐야겠습니다.
사우디 "5월부터 원유 수출 최대로 늘릴 것"
지금 시장에서 코로나19와 함께 가장 큰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바로 유가입니다. 오늘 국제유가가 또다시 6% 넘게 하락하면서 끝없이 떨어지고 있는데요. 사우디 정부가 5월부터 하루 원유 수출량을 사상 최대 규모인 1천 60만 배럴로 올리겠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사우디 에너지부는 "코로나바이러스로 국내 원유 소비량과 발전용 연료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하루 60만 배럴 정도, 수출량을 상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우디는 OPEC+와의 감산 합의가 지난 3년간 유지되면서 원유 수출량을 하루 700만 배럴 초반까지 낮췄었지만, 3월 31일부로 감산 합의 기한이 끝나면서 4월부터 1천만 배럴로 수출량을 높일 방침입니다.
여기에 사우디와 러시아의 '유가 전쟁'도 유가 하락의 원인입니다. 지난 6일에 양국의 감산 협상이 결렬되면서, 사우디는 산유량을 공격적으로 늘리는 '유가 전쟁'을 선언했는데요. 사우디는 4월부터 하루 생산량을 1,230만 배럴로 늘릴 계획입니다. 외신들은 사우디의 아람코가 4월로 예고했던 원유 증산 계획을 예정대로 실행하기로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편 미국은 사우디의 공격적인 증산 정책을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에게 전화해, 증산을 하지 말라고 압박한 바 있는데요. 미국으로서는 유가가 바닥을 치면서 휘청거리고 있는 국내 셰일 업체들의 생산 단가를 맞추기 위해서 배럴당 50달러를 지켜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미 상원의원 6명이 폼페이오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 따르면 "사우디와 러시아가 미국에 맞서 경제전쟁을 시작해, 미국의 에너지 지배력이 위협받게 됐다. 사우디가 OPEC을 탈퇴해 증산 정책을 철회하라고 요청해야 한다. 사우디에 대한 관세와 무역 제재를 비롯한 대책들도 고려해야 한다"며 강경한 보복 대책을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은 추락하고 있는 유가를 바로잡기 위해 러시아와도 합의에 나섰습니다. 간밤에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코로나19 사태와 저유가에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유가 하락이 심각해지면서 미국이 적극 개입하는 모습인데요. 앞으로 사우디와 러시아, 러시아와 미국의 합의가 긍정적으로 흘러갈 수 있을지, 국제유가가 반등할 수 있을지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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