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한국인 무급휴직 '하루 앞'…극적 반전 있을까

입력 2020-03-31 16:25  


한미 방위비분담금협정(SMA) 체결 지연으로 내달 1일부터 주한미군에서 일하는 한국인 근로자가 무급휴직에 들어가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한미군은 지난 25일 이미 한국인 근로자 수천 명에게 4월 1일부터 무급휴직을 하라고 개별 통보했다.
정부는 31일 이와 관련해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미는 무급휴직을 앞둔 이 날까지도 소통을 계속하고 있지만, 미국이 무급휴직 방침을 철회하리라는 분위기는 감지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유급휴직은 통보상으로는 내일 시작될 것이지만 방위비 분담 협상은 협상대로 진행돼야 하는 것"이라며 "저희는 어떠한 경우에도 조속한 타결을 위해서 최우선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위비 협상을 이끄는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대사는 이날 무급휴직 및 방위비 협상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정 대사가) 오늘 중 공개적인 메시지를 내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정 대사는 방위비분담금 협상차 미국을 다녀온 뒤 자가격리 중이어서 공개 브리핑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한미는 올해 1월부터 적용될 분담금 규모를 정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협상을 진행했지만, 총액에 대한 이견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방위비 분담금으로 임금을 줘야 할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에 대해 4월 1일부터 무급휴직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전체 한국인 근로자 9천여명 중 절반 정도인 4천500명 안팎이 무급휴직 대상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은 올해 한국이 부담할 주한미군 분담금으로 작년(1조389억원)의 5배가 넘는 50억 달러에 육박하는 금액을 처음에 제시했다 40억 달러 안팎으로 낮췄지만, 한국은 여전히 현실적인 액수가 아니라는 판단이다.
한국은 10% 안팎의 상승률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 총액에 대한 이견이 해소되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라 한미간에 이견이 없는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문제만 먼저 타결하자고 제안했지만, 미국은 이마저도 거부해 사상 초유의 무급휴직 사태가 현실화하게 됐다.
이에 따라 주한미군의 안정적인 운용에 차질이 빚어져 대북 대비태세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미국이 충분히 피할 수 있는데도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위해 한국인 근로자의 임금을 볼모로 무급휴직을 강행했다는 점에서 한미동맹의 정신을 훼손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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