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던
아니 어떤 생각도 두지 않았던
친구를 만나고
밥을 먹고 떠들던
아주 평범한 일상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코로나바이러스로 막힌 지금에서야 알게 된다.
돈이 없어서 시간이 없어서 못했던
기차를 타고
비행기를 타고
국경을 건너 이국인을 만났던 신비로움들이
이제는 두려움이 되었다.
이곳 라오스에서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이 발생한 날
학교도 닫고
정부관청도 닫고
국경도 걸어 잠그고
사람의 걸음걸이까지 족쇄를 채워
집밖을 못나오게 하는 초강경 조치가 내려졌다.
모두들 문고리를 걸어 잠그고
밥만 먹고 숨만 쉬라고
의료체계가 넉넉하지 못한 이곳에서
그게 유일한 살 길이라고
꽃피는 4월을 잔인하게 만든다.
만원이면 여독이 풀리던 마사지 샵도
만원이면 풍족했던 한 끼의 식사도
만원이면 노곤했던 골프연습장도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곳마다
인적이 끊겼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두려움 속에
정부보조금 같은 것은 꿈도 못꾸는 이곳
혼자 벌어 6식구도 부양해야하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직장을 떠나
이제는 하루 세끼 밥을 걱정해야하고
생명을 지탱할 방법을 찾아야한다.
한국식 자가격리용 밥상은 천상의 사치다.
유난히 파티를 좋아하는 사람들
올해는 4월 11일부터 일주간 새해(삐마이) 연휴로
들떴던 기분들이
이미 베트남에 내려진 셧 다운보다 더 쌘 정부조치가
이곳도 전격적으로 실시한다는 소식에
순식간 공포로 바뀌었다.
검은 연기를 내뿜던 오토바이도
덜컹거리던 뚝뚝이도
한적해진 길가에서 바이러스 공포에 숨죽이고 있다.
언제쯤 이 두려움은 사라질까
사람으로부터 사람에게 사랑이 전달되고
사람이 사람을 반겨 맞는 해방의 날을
섭씨 40도의 날씨만큼이나 뜨겁게 기다려본다.
칼럼: 황의천 라오스증권거래소 COO (K-VINA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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