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이탈리아 된 미국…펜스 부통령 "220만명 목숨 달렸다"

입력 2020-04-02 06:12   수정 2020-04-02 07:20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1일(현지시간)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추세가 이탈리아와 가장 비슷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유럽 내 최다 발병국인 이탈리아는 현지 시간으로 1일 오후 6시 현재 누적 확진자 수 11만574명, 누적 사망자 수 1만3천155명을 각각 기록했다.

미국의 예측 모델이 이탈리아에 유사하다는 것은 그만큼 미국 내 코로나19 충격파가 향후 심각한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미 당국의 엄중한 인식을 반영하는 것으로, 이는 보건당국자들 및 전문가들이 경고해온 내용이기도 하다.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의 총괄 책임자인 펜스 부통령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우리는 여러 가지 이유에서 이탈리아가 현시점에서 미국과 가장 견줄만한 지역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따라서 우리는 그러한 예측 모델을 구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코로나19 대응 TF가 전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실행되더라도 10만명에서 24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 모델을 제시한 것에 관해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를 두고 미 언론들은 "이탈리아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 수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의 심각한 상황을 반영하는 암울한 언급"이라고 보도했다.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이탈리아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세계적인 진앙의 하나"라며 보건 당국자들은 지난 수주간 미국이 바이러스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그와 같은 경로를 걷게 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고 전했다.

실제 미 공중보건위생을 책임지는 제롬 애덤스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은 지난달 16일 방송 인터뷰에서 "지금 이 나라는 중대한 변곡점이자 국가로서 선택의 갈림길에 있다"며 "우리가 한국의 방향으로 가길 원하는가. 그래서 매우 공격적으로 돼서 사망률을 낮추고 싶은가. 아니면 이탈리아의 방향으로 가기를 원하는가"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면서 "추정을 보면 우리는 이탈리아가 될 모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대응을 잘한다면 "한국이 될 모든 희망도 있다"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백악관의 예측모델에 따르면 미국이 `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 등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문자 그대로 160만∼220만명에 달하는 인명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관측됐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들을 지속해서 해나감으로써 6월까지는 대체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피해 상황을 축소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저 터널의 끝에는 빛이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심각성 평가절하 등 대응 부실 논란에 대해서는 "중국이 보다 제대로 말하고 투명하게 했다면 우리는 훨씬 더 잘했을 것"이라고 중국 책임론을 제기한 뒤 "솔직히 말하면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1월 중순까지도 미국 국민에 미칠 코로나19의 위험이 낮다고 평가하고 있었다"며 CDC의 `판단 착오`를 탓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나는 대통령이 코로나19의 위협을 축소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통령은 낙관적인 사람이다. 대통령이 중국발 입국을 막고 코로나19 TF를 만들었을 때부터 우리는 최상의 상황을 희망해왔지만, 최악의 상황에 대해서도 계획을 강구해왔다"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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