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상승…유가 급등이 '실업 쇼크' 방어해 [생생 글로벌 경제]

입력 2020-04-03 10:34  

    뉴욕증시 상승…'실업 쇼크' 유가 급등이 방어

    오늘 뉴욕증시는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감이 더 악화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앞으로 힘든 2주가 될 것이다"라고 언급하는 등 증시는 하락세가 이어졌었는데요. 오늘 3대 지수도 간밤에 실업보험청구자 수가 무려 600만명을 넘기는 대기록을 세우자 충격을 받고 하락세로 출발했습니다. 미국의 실업자가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이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뉴욕증시는 롤러코스터를 탔습니다. 장 초반 하락세로 출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와 러시아가 조만간 합의를 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곧바로 반등에 성공했는데요. 장중 한때 국제유가가 30% 넘게 치솟으면서, 이에 증시도 탄력을 받아 상승해주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오후로 넘어가면서 지지력을 잃고 상승분을 차츰 반납하더니, 현지시각으로 2시 경 잠시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주춤하기도 했는데요. 그래도 장중 사우디가 다른 산유국들을 비롯해서 G20 국가들이 감산에 동참하면 900만 배럴 이하까지 감산을 고려한다고 밝히는 등 감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증시는 바로 반등해줬습니다.

    이렇게 오늘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장중 보잉과 델타항공, 아메리칸 에어라인 등 항공주들은 일제히 5% 넘게 빠지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반면에 엑손모빌과 셰브론 등 정유주들은 적게는 7%에서 많게는 10%까지 큰 폭으로 올라주면서 오늘 장 상승을 견인하는 모습이었습니다.

    美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 664만명 '껑충'



    오늘 정말 많은 지표들이 발표됐습니다. 그 중에서 오늘 가장 중요한 지표는 당연히 주간 실업보험청구자 수가 되겠는데요. 지난달 23일부터 28일까지의 미국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가 그 전 주보다 334만 명이나 추가로 늘어나면서 시장 예상을 두 배나 웃돌았습니다. 간밤에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전주보다 334만명이 늘어난 664만 8천 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주 328만명에 이어서 사상 최고치를 또 다시 경신한 겁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예상치 310만명보다 두 배나 높았는데요. 310만명도 절대 작은 수치가 아닙니다. 이로써 지난 2주 동안에만 총 1천만명 가량이 실업보험을 청구했습니다. 2007~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2년 동안 660만명이 실업보험을 청구했었는데, 이를 기록을 단 2주 만에 넘어선 겁니다. 그리고 3월 미국의 감원 계획이 전월보다 대폭 늘어났습니다. 지난달 보다 292% 급증한 22만 2,200명을 기록했는데요. 2009년 1월 이후 가장 많은 수치입니다. 코로나19 여파로 한 달 만에 다시 폭증세를 보인 겁니다.

    무역지표도 살펴보겠습니다. 지난해 2월 미국의 무역적자가 전월보다 줄어들면서 2016년 9월 이후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수출이 감소했지만, 수입이 더 큰 폭 줄었기 때문인데요. 미 상무부는 지난 2월 무역적자가 전월 대비 12.2% 감소한 399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뉴욕시의 기업 환경을 보여주는 지수가 폭락하면서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지난 3월 뉴욕시 비즈니스 여건 지수는 2월의 51.9에서 12.9로 내렸습니다. 10개월 만에 사상 최저치로, 39포인트나 수직 낙하했습니다.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하는데요. 위축을 넘어 정체 수준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마지막으로 2월 공장재 수주 실적은 0% 변동이 없었습니다.

    국제유가, 사우디·러시아 감산 기대감에 급등

    간밤에 트럼프 대통령이 '유가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와 사우디가 최대 1,500만배럴의 원유를 감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오늘 국제유가는 폭등세를 보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대화한 내 친구 'MBS'와 방금 얘기했다. 나는 그들이 1,000만 배럴 감산할 것으로 예상하고 희망한다. 더 많을 수도 있다"고 말했는데요. MBS는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부르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로 뒤에 "감산 규모가 1,500만 배럴에 이를 수도 있다. 모두에게 좋은 뉴스"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푸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얘기를 다는 내용을 CNBC에 전하기도 했는데요. 전날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에서도 최근 러시아와 사우디 지도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이들 두 나라가 며칠 내로 유가 전쟁을 끝내는 데 합의할 것을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중 백악관에서 최근 저유가로 큰 타격을 받고 있는 미국 셰일기업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인데요. 엑손모빌과 셰브론, 옥시덴탈 등 대형 정유업체 CEO들이 참석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재선 도전을 앞두고 코로나19와 유가 문제로 미국 경제가 휘청이고 있는데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발벗고 나선 모습입니다.

    러시아와 사우디는 지난달 원유 감산 합의에 실패하면서, 가격 인하와 대규모 증산을 예고하면서 '유가 전쟁'을 선포했었고,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로 원유 수요가 크게 줄어들면서 국제유가는 바닥을 기고 있었는데요. 오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러시아와 사우디 간 협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오늘 국제유가는 24% 크게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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