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자구안 제출 임박…대규모 구조조정안 담기나

입력 2020-04-10 17:00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1조 원의 긴급 자금을 수혈받은 두산중공업의 자구안 제출이 임박했다.

두산그룹은 고강도 자구안을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 안에 채권단에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와 관련 업계에서는 두산중공업의 자구안에 두산그룹 계열사와 오너 일가의 사재출연, 비핵심자산의 매각 등이 담길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떠오른 내용은 ㈜두산의 신사업을 담당하면서 현금창출원으로 꼽히는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 매각 시나리오다.

먼저, 2차전지용 소재인 전지박 사업을 하는 두산솔루스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030억 원, 380억 원이다.

연료전지 사업을 하는 두산퓨얼셀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 2,212억 원과 영업이익 195억 원을 기록했다.

이들 회사 모두 두산그룹 일가의 지분율이 높다.

두산솔루스의 지분율을 보면 두산그룹 지주사인 ㈜두산이 보통주 13.94%와 우선주 2.84%를 보유하고 있다.

박정원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합하면 보통주 50.48%, 우선주 11.04%다.

두산퓨얼셀의 경우 ㈜두산(보통주 18.05%, 우선주 12.47%)과 특수관계인을 합하면 보통주 65.08%, 우선주 48.34%에 달한다.

채권단이 두산 일가의 고강도 자구안이 필요하다고 한 만큼 두산 일가의 지분이 많은 이들 기업의 매각 필요성이 제기되는 셈이다.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재편 시나리오도 자구안에 담길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유력한 시나리오는 두산중공업을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분리해 두산중공업이 가지고 있던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 지분을 투자회사에 몰아주고, ㈜두산과 투자회사를 합병하는 방안이다.

이 경우 두산중공업에는 완전 자회사인 두산건설만 남고, 다른 계열사는 ㈜두산의 자회사가 된다.

이렇게 되면 그룹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는 두산중공업의 위기가 두산인프라코어나 두산밥캣 등 우량 계열사로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시장에서는 두산메카텍 같은 지분 가치가 있는 주식이나 두산타워를 매각하는 방안도 자구안에 포함될 수 있다고도 전망한다.

채권단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에 자구안 제출을 서둘러달라고 전달했다"며 "자구안이 접수되면 검토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관련 업계에서는 두산중공업이 채권단으로부터 1조 원 규모의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지원받았지만 추가 지원 없이는 올해를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평가한다.

실제 이달 말 수출입은행으로부터 6,000억원 규모의 외화공모채 대출 전환 심사도 예정돼 있다.

수은은 지난 2015년 4월 두산중공업이 이 외화공모채를 발행할 때 지급보증을 섰다.

두산중공업이 이를 상환하지 못하면 수은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대출전환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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