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하나에 시신 집단 매장'…7,067명 사망 '참혹한 뉴욕'

입력 2020-04-11 02:0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신규 사망자가 연일 최고를 기록 중인 미국 뉴욕에서 `묘지섬`에 시신을 집단 매장하는 참혹한 모습이 공개됐다.
미국이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가운데 뉴욕주 자체의 확진자 수만 해도 미국을 제외한 그 어떤 나라보다 많아졌다.
9일(미국동부 현지시간) 뉴욕 브롱크스 동쪽 인근의 하트섬(Hart Island)에서 방호복을 입은 인부들이 긴 구덩이를 파고 소나무관 수십 개를 2열로 나란히 쌓아 매장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무인기로 촬영한 사진에 담긴 소나무관 위에는 크게 휘갈겨 써놓은 망자의 이름까지 어렴풋이 볼 수 있다. 이름을 크게 써 놓은 건 나중에 유족 등이 이장을 원할 경우를 위해서다.
뉴욕시 관리들은 미 CNN방송에 하트섬이 무연고 코로나19 희생자들을 위한 안치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면서 매장 사실을 확인했다.
하트섬은 지난 150년간 뉴욕시 당국이 연고가 없거나 유족이 장례를 치를 형편이 안 되는 사망자의 시신을 매장하는 공립 묘지 역할을 했다.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전까지 뉴욕시는 인근 교도소 수감자를 저임금으로 동원해 매주 한 차례 25구가량을 매장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사망자가 쏟아지면서 하트섬 매장 규모가 폭증하며 일손이 크게 부족해졌다. 뉴욕시 최대 교도소에서 코로나19가 집단 발병한 것도 인력 조달을 어렵게 만들었다.
뉴욕시 당국은 이에 따라 하트섬에서 코로나19 시신 집단 매장지 조성 업무를 수행할 인부를 따로 고용했다.
하트섬의 매장 절차를 관리하는 뉴욕시 교정국의 제이슨 커스틴 대변인은 최근 들어 일주일에 닷새, 매일 24구가량을 안치한다고 로이터통신에 설명했다.
당국은 최근 대형 구덩이 2개를 새로 팠다.

뉴욕시는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돼 영안실 공간이 부족해지면 하트섬에 시신을 가매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뉴욕시 검시소 영안실은 800∼900구를 수용할 수 있으며, 임시 영안실로 활용하는 냉동트럭 40대가 총 4천구까지 감당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커스틴 대변인은 "그 지경까지는 가지 않기를 바란다"면서도 "그런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뉴욕시는 시신 보관 기간을 14일로 연장하기로 했다고 CNN은 전했다. 희생자들이 넘치면서 바빠진 화장장 등에서 시신을 처리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뉴욕 퀸스의 장의사인 패트릭 커른스는 하루에 30~40구의 시신을 받고 있으며,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한 달간 인수하는 시신과 같은 규모라면서 시신 보관 기간 연장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하루 뉴욕주의 코로나19 사망자는 799명으로, 사흘째 최다를 기록해 총사망자가 7천67명으로 늘었다.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 10일 오전 8시15분 기준으로 미국내 총 확진자는 46만6천299명, 뉴욕주의 확진자는 16만1천807명이다.
뉴욕주의 확진자 숫자는 미국 다음인 스페인(15만7천22명)과 이탈리아(14만3천626명) 보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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