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관한 백악관 브리핑에서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미화하는 영상을 틀자 일부 방송사들이 브리핑 중계를 중단하는 일이 벌어졌다.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CNN 방송은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을 중계하다가 돌연 방송을 멈췄다.
이어 화면에 나타난 CNN 앵커 존 킹은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국민 세금으로 프로파간다(선전) 영상을 방영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CNN은 "분노한 트럼프가 브리핑을 프로파간다 홍보 시간으로 바꾸다"라는 자막을 띄우기도 했다.
MSNBC 방송 역시 이날 백악관 브리핑이 진행되던 도중 중계를 중단했다. 이후 방송 진행자는 "이것은 백악관 브리핑이 아니기 때문에 끼어들겠다"고 말했다.
두 방송사가 브리핑 중계를 멈춘 것은 이날 백악관이 회견 도중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영상을 튼 데 따른 것이다.
해당 영상은 "미디어는 처음부터 사태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했다"라는 자막으로 시작해 정부에 감사를 표하는 주지사들의 발언을 편집한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해당 영상은 댄 스카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국장을 비롯한 백악관 직원들이 이날 브리핑 두 시간 전에 제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영상 방영 후 "사람들이 가짜 기사를 작성해 안타깝다"며 "나는 비판받는 것은 신경 쓰지 않지만, 아예 틀린 말에 대해선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CNN과 MSNBC는 이전에도 종종 백악관 코로나19 TF 브리핑 도중 중계를 멈춘 바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폭스뉴스는 지금까지 모든 브리핑을 처음부터 끝까지 생중계해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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