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쇼크 속 '그냥 쉰다' 237만명 사상 최대…20대는 40만명 육박

입력 2020-04-19 07:2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고용 쇼크가 현실화한 지난달 구직활동 계획이 없어서 `그냥 쉬었다`고 답한 사람이 237만명에 육박하며 통계 작성 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쉬었음` 인구는 전 연령층 가운데서도 사회 첫발을 내딛는 연령층인 20대에서 급증해 40만명을 처음 넘어섰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인구는 236만6천명으로 1년 전보다 36만6천명(18.3%) 증가했다.
`쉬었음` 인구와 증가폭 모두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3년 이후 역대 최대다.
`쉬었음` 인구는 일할 능력이 있지만, 병원 치료나 육아, 가사 등 구체적인 이유 없이 막연히 쉬고 싶어서 일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실업자로도 분류되지 않는데 실업 상태로 전락하거나 아예 구직을 포기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코로나19 영향으로 최근 늘어난 `쉬었음` 인구는 상당수가 `잠재적 실업자`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문제는 지난달 `쉬었음` 인구가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20대에서 가장 많이 늘었다는 점이다.
20대 `쉬었음` 인구는 41만2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만9천명(35.8%) 늘었다. 20대에서 `쉬었음` 인구가 40만명을 넘어선 것도, 증가폭이 10만명을 넘어선 것도 모두 처음이다.
이어 40대(29.0%), 50대(16.4%), 60세 이상(11.2%) 순으로 증가율이 높았다.
통상 `쉬었음` 인구는 정년퇴직, 은퇴 등으로 경제활동을 마무리하는 연령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코로나 고용 쇼크가 발생한 지난달에는 20대의 비중이 17.4%까지 커졌다.
전년과 비교했을 때 60세 이상의 비중은 42.1%에서 39.6%로 2.5%포인트 줄었지만, 20대의 비중은 15.2%에서 17.4%로 2.2%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지난달 일자리 구하기를 포기한 구직단념자도 최근 13개월 내 가장 많은 수준으로 늘어났다.
3월 구직단념자는 1년 전보다 4만4천명 늘어난 58만2천명으로, 2019년 2월(58만3천명) 이후 가장 많았다.
구직단념자는 일할 능력과 의지가 있고 최근 1년 이내 구직활동을 한 경험도 있으나 노동시장 상황 등 비자발적 이유로 지난 4주간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사람을 말한다. 구직단념자 증가는 취업이 그만큼 어려운 상황임을 의미한다.
특히 구직단념자는 작년 9월부터 2월까지 6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를 이어오다 7개월 만에 증가로 전환했다.
이처럼 지난달 `쉬었음` 인구, 구직단념자를 중심으로 비경제활동인구가 급증(+51만6천명)한 데 대해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페이스북 글에서 "특히 20~30대에서 비경제활동인구 증가가 두드러진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며 "보건 위기 특성상 신규 취업시장 구인 급감 외에 대면 접촉 기피로 인한 구직활동 자체가 소멸하는 현상이 겹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대학졸업자 등 청년층 중심으로 일시적으로 노동시장에서 퇴장한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쉬었음` 인구가 급증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과 함께 구직단념자도 증가로 전환한 것은 고용시장 예후가 나쁘다는 징후라며 우려했다.
고용 사정이 빠르게 개선되지 않으면 최근 비경제활동인구로 옮겨온 이들이 경제활동인구로 한동안 넘어가지 못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엄상민 명지대 경제학부 교수는 "그간 `쉬었음` 인구가 청년 위주로 증가 추세를 보여오긴 했지만 이번에 대폭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영향 때문"이라며 "작년 하반기 20대 고용이 중점 회복됐던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여가·스포츠업 등 저숙련 서비스 업종이 이번에 코로나19 충격을 가장 크게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노동시장의 정책 목표는 `코로나가 없었던 것처럼`이 돼야 한다고 본다"며 "코로나 이전에 일하던 사업체에서 코로나가 지나갔을 때 다시 그대로 일할 수 있도록, 고용유지지원금 제도를 상황에 맞게 일부 보완해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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