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먹고 운전·성추행, 야전삽 상관 폭행까지…군기강 해이 심각

입력 2020-04-20 19:49  


군에서 최근 `하극상`과 `성추행` 등이 잇따라 벌어지며 총체적인 군 기강 부실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안보 확립에서 중심을 잡아야 할 군이 내부에서 흔들리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면서 정경두 국방장관이 지휘서신까지 내려보내 기강 잡기에 나섰다.
20일 국방부에 따르면 정 장관은 전날 전군에 하달한 지휘서신 제11호를 통해 "기강을 문란하게 하는 행위들이 일부 발생했다"며 "군의 기강을 흩트리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장관의 지휘서신은 최근 신종 디지털 성범죄, 부사관 장교 성추행 등 사건·사고 관련 군 기강을 바로잡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장관이 장병을 대상으로 지휘할 사안이 있을 경우에 내리는 지휘서신을 군 기강 잡기를 목적으로 하달한 것을 고려하면 군 기강 해이가 걷잡을 수 없이 부대 내 만연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육군에서는 잇따른 `하극상`이 벌어지며 명령 복종 의무가 실종된 군대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달 1일 경기 모 육군 부대 상병은 작업이 힘들다는 이유로 불만을 토로하는 중 상관인 여군 중대장을 야전삽으로 폭행했다. 군 검찰은 해당 상병을 상관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해 수사 중이다.
앞서 충북 육군 부대에 근무하는 부사관 4명이 상관인 위관급 장교의 숙소에 찾아가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한 혐의(강제추행)로 입건됐다. 군사 경찰은 강제 추행뿐 아니라 군 형법상 상관 모욕 혐의 적용도 검토 중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군내에서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 중인 상황에서 장교의 음주 후 범죄까지 잇따라 벌어지고 있다.
경기 모 육군 부대 소속 중위는 이달 15일 오전 1시께 부대 인근 노래방에서 민간인 여성을 추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해당 중위는 당시 부대 간부와 단체 회식을 하고 노래방으로 이동한 뒤 성추행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31일에는 통합 군사 교육·훈련 시설인 자운대 소속 중령이 운전면허 취소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177% 상태로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다 적발됐다.
지난달 육군 부사관도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위반해 외부에서 술을 마신 뒤 음주 교통사고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부대 회식과 사적 모임, 동호회 활동을 금지하고 간부는 일과 후 부대 숙소에서 대기하도록 하는 국방부의 지침을 어긴 것으로, 병사를 대상으로 휴가·외출·외박을 전면 통제하면서 정작 간부들은 국방부 지침을 무시한 것이어서 두 달 넘게 통제된 생활을 하는 병사들의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성(性) 착취물이 제작·유포된 텔레그램 `박사방`의 공범인 현역 육군 일병이 복무 중에도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병사의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부작용`도 드러났다.
군 검찰은 아동 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를 육군 일병을 구속해 수사하고 있다. 해당 일병은 조주빈의 변호인이 밝힌 박사방 공동 운영자 3명 중 1명인 `이기야`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지방경찰청은 아동 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기도 모 공군부대 한 병사를 불구속 입건하고 휴대전화를 압수 수색했다.
이달 12일에는 강원도 철원의 육군 부대 일병이 탈영해 서울의 한 모텔에서 붙잡혔다. 체포 당시 흉기를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경찰은 군무 이탈 혐의로 해당 일병을 구속하고 범행 동기를 수사하고 있다.
이러한 군 기강 해이는 코로나19 최전선에서 국민 보호를 위한 임무를 수행하는 국군 장병의 사기까지 꺾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 장관 역시 지휘서신에서 "일부 인원의 일탈 행위가 값진 노력과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도록 모두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법과 규정을 위반할 경우에는 엄정하게 `일벌백계`했다"면서 "규칙을 위반하고 군 기강을 흩뜨리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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