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에서 30대 여성을 살해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가 마지막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28일 전주완산경찰서에 따르면 강도살인 혐의를 받는 A(31·남)씨는 전날 피의자신문에서 지인인 B(34·여)씨를 살해한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구속 이후 "억울하다"며 모든 혐의를 부인했으나, 지난 23일 B씨의 시신이 발견된 이후 프로파일러 면담에 응하는 등 심경에 변화를 보였다.
A씨는 지난 14일 오후 10시 40분부터 이튿날 밤 0시 20분 사이에 B씨를 살해하고 금팔찌를 빼앗은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숨진 B씨의 지문을 이용해 통장에 있던 48만원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하기도 했다.
A씨는 경찰이 폐쇄회로(CC)TV와 휴대전화 위치정보 등을 토대로 범행 추정 시간대 현장에 있던 이유를 추궁하자 마지못해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A씨는 강도 혐의에 대해서는 완강히 부인했다.
그는 금팔찌와 현금의 출처를 묻자 "B씨가 스스로 준 것"이라며 강제로 빼앗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날 피의자신문은 경찰 단계의 사실상 마지막 조사였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경찰이 피의자를 구속한 때에는 10일 이내에 검찰에 넘기지 않으면 석방해야 한다. A씨는 지난 19일 긴급체포됐기 때문에 29일 이전에는 검찰에 송치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A씨가 법원에서 감형을 노리고 혐의를 일부만 인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강도살인은 살인 또는 무기징역의 형을 받는 데 반해, 단순 살인은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선고되기 때문에 A씨가 강도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A씨가 조사 과정에서 보인 태도도 이러한 판단에 신빙성을 더한다.
그는 최근 유치장에서 볼펜으로 자해를 시도했고 "우울증약을 복용했다"고 진술하는 등 `심신미약` 상태를 주장해왔다.
경찰 관계자는 "구속된 피의자는 빠져나갈 수 없는 증거를 제시할 때만 혐의를 인정하고 그 밖의 내용에 대해서는 진술하지 않았다"며 "현재까지 확보한 증거와 진술만으로도 혐의를 입증할 근거가 충분하다고 보고 이르면 오늘, 늦어도 내일까지는 사건을 검찰에 넘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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