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년형 쌍용 코란도>
1950년대 기계 산업의 불모지에서 출발해 최초의 국산차 제작, 196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자동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업계와 정부가 대규모 프로젝트를 거쳐 탄생한 자동차 기업.
<일명 `지프차`로 불린 코란도>
바로 쌍용차 이야기이다. 요즘에는 워낙 자동차 브랜드가 다양해졌지만 지난 1974년 코란도가 나왔을 때만 해도 큰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전신이자 1세대 모델인 신진지프를 시작으로 탄생한 코란도는 당시 국민들이 "우리나라도 이제 `지프차`를 생산한다"는 자부심을 가질 정도였다고 한다. 쌍용차는 곧, `지프차 코란도`였다.
<뉴 코란도>
지난 1996년 뉴 코란도가 나왔을 당시만 해도 세대교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벤츠 엔진을 장착한데다 동그란 헤드라이트에 각진 외관까지 코란도 아이덴티티를 잘 유지했다. 2005년 단종되기 전까지 누적 판매 대수가 36만 대에 이를 정도로 꽤 성공적이었다.
<신형 뷰티풀 코란도 C300>
이후 쌍용차도 대중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면서 아이덴티티가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했다. 쌍용차가 현재 판매하는 G4렉스턴, 렉스턴 스포츠, 코란도, 코란도 스포츠, 코란도 투리스모, 티볼리는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세련된 SUV의 모습이다. 투박하지만 강인한 인상을 남겼던 요소들은 모조리 빠져있다. 대중적인 인기에 편승하겠다는 회사의 전략이었겠지만 소비자의 구매 욕구을 빗겨나간 듯 보인다. 1년 전 야심 차게 출시한 신형 뷰티풀 코란도 C300의 지난달까지 판매량은 1만 9천여대. 이는 같은 기간 경쟁자인 현대 투싼 3만 3천 대, 기아 스포티지가 2만 5천 대 판매고를 올린 것과 비교하면 신차 효과도 사라진 초라한 성적이다. 과거 코란도에 향수를 가진 특정층과 대중 모두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는 결론에 이를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쌍용차에 애정을 가진 사람들은 지금이라도 `지프 DNA`를 심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비슷한 형태의 고만고만한 스펙의 차를 골라야 한다면 국내 유일의 오프로드 감성이 오히려 대중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러한 주장은 국내 경쟁 브랜드들보다 인지도가 낮은 쌍용차를 선택할 동기부여가 될 수 있어 보인다.
<마힌드라 록소르>
이런 가운데 `인도 지프`로 불리는 `록소르`를 들여와야 한다는 주장도 눈에 띈다. 쌍용차 최대주주인 마힌드라사가 `지프 DNA`를 충분히 담아낸 록소르는 2.5디젤 엔진을 장착했다. 판매 가격은 1만 6천 달러에서 2만 달러 선이다. 우리 돈으로 약 2천만 원에서 2천4백만 원 선이니 가격적으로는 뷰티풀 코란도와 비슷한 수준이다.
<오프로드 감성의 록소르>
하지만 엔진 스펙을 살펴보면 62마력에 19.9토크(kg.m)로 코란도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이에 대해 쌍용차도 록소르의 국내 도입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우리나라 디젤 환경 규제는 유로 5,6를 수준을 만족시켜야 하는데 록소르는 이보다 떨어지는 유로 3,4 수준에 머문다는 점이다.
<오프로드 감성의 록소르>
다만 과거 쌍용차의 `지프 DNA`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점은 회사도 공감하는 분위기이다. 대중으로부터 꾸준히 요구되는 오프로드 감성을 되살리는 부분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제는 국내 최장수 브랜드로 국내 기네스북에도 올라있는 코란도가 `지프 DNA`를 되살려 쌍용차의 구원투수로 나서야 할 때이다.
한국경제TV 증권부 송민화 기자
mhson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