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출시된 라면 인기몰이
짜파구리 정식 제품으로 출시
스테디셀러 '안성탕면'도 재조명
라면 '올드보이'들의 활약이 대단합니다. 영화 기생충이 오스카상을 석권한 덕에 1982년에 세상에 처음 나온 '너구리'와 1984년에 나온 '짜파게티'가 덩달아 주목받았습니다. 소비자가 알아서 만들어 먹던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가 하나의 용기면으로 통합돼 출시되기도 했는데요. 짜파구리 열풍에 농심의 올해 2월과 3월 해외매출이 각각 120%, 116% 증가했다고 하니 기세를 놓치지 않으려는 시도로 풀이되는데, 제조사가 아닌 소비자가 제품을 탄생시킨 특이한 현상입니다.
짜파구리 말고도 다시 주목받은 라면이 하나 더 있습니다. 1983년에 출시된 안성탕면입니다. 라면예능(라끼남) 출연자 강호동이 가장 좋아하는 라면으로 꼽으면서 인기몰이 중입니다. 짬뽕맛, 마라맛, 하얀국물 등 꽤나 트렌드를 타는 라면시장에서 예전 사골 우거지 된장국 기반 라면이 재조명 받은 것이죠. 매출도 크게 늘어나 올해 농심의 라면 점유율이 더 오를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데요. 스테디셀러였던 마흔 살 라면 올드보이들이 다시 베스트셀러가 되는 모양새입니다.
*라면의 제조공정(안성탕면)은 다음과 같습니다.
반죽 & 압연 → 절출 → 증숙 → 절단
→ 유탕 → 냉각 → 스프·건더기 투입 → 이물질 검사 및 포장
면을 튀기지 않고 열풍에 말리는 건면 제품도 늘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 라면의 95% 이상은 면을 기름에 튀긴 유탕면으로 구성됩니다. 제조사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원료를 투입한 뒤 반죽하고 면을 롤러로 얇게 펴내는 압연 작업을 거칩니다. 이후에 면을 자르는 절출 과정이 이어집니다.
좁은 공간에 더 많은 면발을 담을 수 있고, 국물이 잘 배어나기 위해 라면은 구불구불하게 만들어집니다. 면이 뽑히는 제면기의 속도보다 면을 받는 롤러의 속도를 느리게 하면 이렇게 라면의 모양이 완성되는데요. 100도가 넘는 스팀으로 익힌 뒤 절단하고, 종려나무 열매에서 짜낸 팜유로 150도 이상에서 튀긴 뒤 냉각시키면 포장 준비가 끝납니다. 대체로 라면은 스프에서 차별화를 하죠. 안성탕면의 경우 볶은 된장과 사골우거지 베이스 등을 건조시킨 뒤 분쇄해서 혼합하면 조미료 최강자로 불리는 라면스프가 탄생합니다.
1인당 연간 라면 소비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76개/세계인스턴트라면협회) 우리나라지만 최근 몇 년간 국내 라면 시장은 2조원 안팎을 왔다 갔다하며 주춤했습니다. 건강을 고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기도 했고, 앱배달 활성화로 먹을 게 많아진 이유도 있죠. 슬프게도 코로나19로 인해 비상식량의 중요성이 늘면서 올해는 라면시장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하는데요. 수출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니 마흔 살을 눈앞에 둔 80년대생 라면 올드보이들의 어깨가 더 무거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제조의 비밀은 유튜브 채널 버드나루 살롱 '홍선애의 눈에 선해'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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