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아우디폭스바겐에서 터져 나온 배출가스 조작 사건, 기억하시나요.
이번엔 메르세데스-벤츠와 포르쉐 등이 적발됐는데요. 환경부는 역대 최대 규모인 795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배성재 기자입니다.
<기자>
배출가스 불법 조작으로 적발된 차량은 벤츠와 닛산, 포르쉐의 14개 모델로 모두 4만 대에 이릅니다.
차량별로 판매 기간은 다르지만, 대부분이 2012년부터 2018년 사이에 판매된 경유 차량들입니다.
벤츠의 경유차 12종은 주행을 시작한 뒤 '요소수' 분사량을 임의로 줄였습니다.
요소수란 질소산화물을 줄이기 위해 SCR이라는 저감 장치에 공급하는 암모니아 용액입니다.
국내 배출가스 인증 방식이 실내 인증인 점을 악용한 겁니다.
<인터뷰> 김영민 교통환경과장
"우리 배출가스 인증 자체가 기본적으로 실내인증 기준이기 때문에 그것만 통과하면 되고, '실제로 주행할 때는 굳이 배출가스 저감장치가 제대로 작동될 필요가 있겠느냐?' 라고 판단을 했던 것 같습니다."
포르쉐 또한 주행 중 배출가스를 임의로 조작하다 적발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업체들이 요소수 분사량을 조작하는 건 산소와 접촉하면 침전물이 발생하는 요소수의 특성을 감안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를 이용해 고장 횟수와 비용을 모두 줄일 수 있어서입니다.
<인터뷰> 박병일 자동차 명장
"요소수 장치가 고장이 빨리 나지 않으니 나쁜 차가 아닌 셈이고, 또 요소수량을 많이 사용하지 않으니 소비자 입장에서 경제적인 차라고 할 수 있고…."
배출가스 조작을 위한 자동차 업체들의 행태도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영민 교통환경과장
"어떤 형태의 프로그래밍들은 발견하기 어려울 정도라, 갈수록 프로그래밍을 한 제작사와 그 부분을 밝혀내는 정부와 머리싸움을 해야 하는 상황이 아닌가…"
환경부는 이번에 적발된 업체에 역대 최대 규모인 795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한국경제TV 배성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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