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까지 미국 50개 주 가운데 대다수가 경제 정상화에 착수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미국 내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충분한 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제활동 제한 조치 완화로 확진·사망자 증가의 대가를 치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마저 사망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축소 및 단계적 해체 방침을 하루 만에 번복하고 TF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6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일요일인 10일까지 미국에서 50개 주 가운데 43개 주가 부분적으로나마 경제 정상화에 착수한다.
미 전역에서 처음으로 자택 대피령을 내렸던 캘리포니아주는 8일부터 꽃집과 서점 등을 포함한 가게들을 연다.
미시시피주에서는 이번 주부터 20명 이상의 야외 모임을 허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식당 영업은 손님을 수용 규모의 절반만 받고 테이블 배치에 일정한 거리를 두는 조건으로 허용한다.
텍사스주에서는 공간을 25%만 채우는 조건으로 예식장 영업이 재개된다. 야외 예식장에는 제한 조건이 없으며 미용실과 네일숍, 수영장 등이 8일부터 일정한 지침을 따르는 조건으로 문을 연다.
앞서 부분적 경제 정상화 조치에 착수했던 주까지 합치면 다음 주부터는 미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경제활동이 일정 수준에서 재개되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적 경제 정상화 조치에 치명적인 대가가 따를 수 있다고 우려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전날 ABC방송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집에 갇혀 있지 않을 테니까 (사망자가) 좀 있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곧바로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 것이고 손을 씻을 것이다. 지금까지 배우게 된 많은 것을 하게 될 것"이라며 경제 정상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리처드 베서 전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대행은 CNN에 부분적 경제 정상화를 위한 안전 조치가 충분치 않다고 지적하면서 "돈이 있고 백인이라면 잘 대응할 수 있을 것이고 아니라면 (대응하기 어려울 테니) 행운을 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 싱크탱크인 존스홉킨스 보건안보센터(CHS)의 수석 연구원 케이틀린 리버스도 "내가 아는 바로는 (백악관이 제시한 재가동) 4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한 주는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리버스 연구원은 "첫 번째 기준은 신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의 수가 최소 2주간 감소하는 것을 보는 것"이라며 "일부 주는 이 기준을 맞췄다. 하지만 세 가지 기준이 더 있고 우리는 이것도 충족할 것을 권장한다"고 강조했다.
여론조사에서도 미국인의 우려가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가 전날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화관과 식당, 운동시설 등의 영업을 재개하는 데 대해 상당수가 반대했다.
영화관의 경우 82%, 운동시설은 78%, 식당 및 네일숍은 74%가 영업 재개에 반대한다고 했다. 각지에서 경제활동 제한 조치가 풀리고 있는 와중에 정작 미국인 대다수는 영업 재개에 따른 코로나19 확산을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유행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코로나19 TF 축소 및 단계적 해체 방침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제기되자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이끄는 백악관 코로나바이러스 TF는 매우 복잡한 자원들을 어마어마하게 불러모으는 환상적인 일을 했다"며 "이러한 성공으로 인해 TF는 안전 및 우리나라의 재개에 주력하면서 무기한으로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20만명을 넘어섰다. 존스홉킨스대학은 이날 오후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122만3천419명, 사망자가 7만3천39명이라고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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