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민경욱 의원이 부정 개표 증거라고 공개한 투표용지가 경기도 구리시 선관위에서 유출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허술한 투표용지 관리 실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13일 선관위 설명에 따르면, 투표관리관은 본 투표일 투표소에서 투표가 끝난 후 남은 투표용지들을 봉투에 넣고 봉인용 테이프를 이용해 봉인하게 된다.
이후 봉투는 다른 투표 물품과 함께 선거 가방이나 박스에 담겨 개표소로 옮겨진다. 개표 작업 동안 개표소의 별도 공간에 임시 보관되고, 개표가 끝나면 구·시·군 선관위가 이를 가져가 창고 등에서 봉인 상태로 보관하게 된다.
이번에 사라진 6장의 투표용지를 포함해 구리시 수택2동 제2투표구 잔여투표용지들도 투표가 끝난 후 봉인돼 개표소인 구리시체육관으로 옮겨져 체육관 내 체력단련실에 임시 보관됐다.
이후 개표 작업 중 투표자 수와 투표용지 교부 수가 불일치하는 점이 확인돼 선관위 직원이 봉인된 봉투를 한 차례 열어 잔여투표용지매수를 확인했다. 이때 문제의 6장은 봉투 안에 들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시점 이후부터 개표 작업이 끝나 구리시 선관위가 봉인된 봉투를 가져갈 때까지 어떻게 투표용지 6장이 사라졌는지가 불분명한 상태다.
당시 체력단련실 입구를 비추는 폐쇄회로(CC)TV가 없고, 이를 관리하는 별도의 인력 배치도 이뤄지지 않아서다.
선관위 매뉴얼에도 잔여투표용지 등 투표 관련 서류를 선거 가방에 넣어 별도 지정 장소에 보관·관리한다고만 돼 있을 뿐 보관장소를 관리할 별도 전담 인력배치 내용은 없다.
선관위 관계자는 "체력단련실은 개표장소와 멀리 떨어진 곳이 아니고 개표장소와 바로 붙어 있는 곳"이라며 "개표소에 질서유지·출입통제 등의 인력을 배치하지만, 체력단련실만 전담하는 인력은 없었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이어 "투표용지 탈취 행위는 민주적 선거질서를 해치는 중대한 범죄로 매우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만큼 사실관계부터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투표용지가 유출된 사건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다만 기표가 완료된 투표지의 경우 2006년 지방선거 당시 동대문구 선거구에서 85장이 사라진 적이 있다. 선관위는 이를 결국 찾지 못했고, 투표지분류기에 남아있던 이미지 파일로 기표 내용을 확인해야 했다.
민경욱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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