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취업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미국에선 대졸자들이 사상 최악의 취업난에 내몰릴 전망이다.
16일(현지시간)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장밋빛 전망이 나오던 미국 취업 시장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로 역사상 가장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미 국립교육통계센터(NCES)가 올해 대학 졸업 예정자를 약 400만명으로 추정하는 가운데, 코로나19 여파로 미국에선 연일 폐업이 속출하고 실업률은 치솟는 실정이다.
팬데믹(감염병의 대유행) 이전인 지난 2월까지만 해도 미국 취업 상황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약 10년간 꾸준히 좋아지고 있었다.
미국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2월에만 약 27만3천개의 일자리가 생겼고 실업률은 기록적으로 낮았다.
하지만 코로나19발(發) 봉쇄 조처로 상황은 순식간에 바뀌었다.
미 노동부는 지난 3~9일 1주일간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98만1천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가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일자리가 줄었다는 의미다.
미 언론들은 최근 8주간 코로나19 사태로 약 3천650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보도했는데 8주 연속 주당 수백만 건씩의 신규 실업수당이 접수된 것은 노동부가 이를 집계하기 시작한 1967년 이래 가장 많은 수준이다.
취업 전문가들은 정부의 폐쇄조치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점에서 현재의 경기 침체는 유례가 없다고 설명했다.
구인 사이트 글래스도어의 어맨다 스탠셀 선임 경제 연구원은 "지금 위기는 규모는 경기 불황 수준이면서 확산 속도는 자연재해와 비슷하다"며 "경제에 미치는 독특한 영향 때문에 전례가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취업준비생들은 얼어붙은 취업 시장의 여파를 벌써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 전문사이트 몬스터닷컴과 시장조사업체 웨이크필드리서치가 최근 대학 졸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5%는 자신에게 적합하지 않다는 점을 스스로도 아는 일자리에 지원했다고 답했다. 더 낮은 급여를 받아들이겠다고 답한 비율도 52%에 달했다.
몬스터닷컴의 커리어 전문가인 비키 살레미는 지금의 경기 침체는 10년 전 금융위기와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당시에는 대졸자들이 식당 산업 등에서 부업을 구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폐쇄조치로 그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미 구인 사이트인 핸드셰이크의 고등교육 및 학생 성공 담당 부서 부회장인 크리스틴 크루즈베르가라는 대졸자들이 일자리에 지원할 때 더 독해지고 주도적으로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통제 가능한 것에 집중하라"며 "경제와 팬데믹은 통제하지 못하지만, 이 시기에 무엇을 할지는 통제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취업 전문가들은 지금의 취업난은 일시적이니 구직자들은 침착하고 낙관적인 자세를 보여도 된다고 독려했다.
이들은 지금도 의료서비스, 교육, 정부 기관, 기술, 유통 등 일부 분야에서는 구인이 진행되고 있으니 우선은 이들 업계에 집중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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