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공인인증서…빈자리 노리는 IT업계

이지효 기자

입력 2020-05-20 17:41   수정 2020-05-20 17:16

    <앵커>

    국회 본회의에서 '전자서명법'이 통과되면서 21년간 시장을 독점했던 공인인증서는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게 됐습니다.

    공인인증서의 빈자리를 메꿀 새로운 전자서명 기술들은 어떤 게 있는 지 이지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국내 TV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천송이 코트를 사지 못한 중국인들.

    이유가 뭘까.

    바로 보안 프로그램을 깔고 본인 인증을 하기까지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는 공인인증서 때문입니다.

    이런 공인인증서가 21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습니다.

    <인터뷰> 김서희 / 서울 서대문구

    "하나 하려면 어디 가서 계속 설치해야 한다는 게, 너무 오래 걸려서 안할 때도 있고…"

    <인터뷰> 박용찬 / 서울 서대문구

    "보안 프로그램을 많이 깔아야 해서, 컴퓨터로 깔고 휴대폰으로도 또 깔아야 되니까."

    <스탠딩> 이지효 기자

    "지난 1999년 도입된 공인인증서. 긴 역사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공인인증서 제도가 사라지게 되면 우리 삶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도전장을 던진 건 '카카오페이'

    현재 이용자 수만 1,000만 명으로, 전자상거래를 제외한 공공기관·금융기관 등에서 쓰입니다.

    별도의 프로그램을 설치할 필요 없이 카카오톡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입니다.

    이에 맞서는 통신 3사는 핀테크 기업 '아톤'과 지난해 4월 'PASS' 인증을 내놨습니다.

    앱을 실행한 후에 6자리로 핀번호를 입력하거나 생체인증으로 1분 안에 전자 서명이 가능합니다.

    시중은행 등 금융권이 공동으로 출시한 '뱅크사인'은 한번 발급하면 여러 은행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박순실 / 서울 서대문구

    "예전보다 편하면 사용할 수 있겠는데 아직 안해봐서요. 더 복잡하지 않을까 걱정도…"

    이미 5년 전 강제조항을 삭제했지만 여전히 공인인증서가 쓰이는 만큼, 전문가들은 관행을 바꿀 만한 참신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김승주 /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2015년에 전자금융감독규정에 있던 강제조항이 삭제됩니다. 사설 인증시장이 열린 건 이때입니다. 이번 법의 의미는 시장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겁니다. 이 법이 메기역할을 할지는 두고봐야 합니다."

    시대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해 이른바 '적폐'로 지목됐던 공인인증서.

    그 빈자리는 모바일, 생체, 블록체인 등 혁신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들이 채울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이지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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