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가 최근 시작한 여름 e-프리퀀시 행사가 `역대급` 인기를 누리고 있다.
사은품인 `서머 레디백`을 받기 위해 한 번에 300잔을 구매하는 사태까지 벌어지자 `배보다 배꼽이 큰` 이벤트라는 볼멘 목소리도 나온다.
24일 음료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이달 21일부터 오는 7월 22일까지 여름 e-프리퀀시 행사를 한다.
이는 계절 음료를 포함해 총 17잔을 구매하면 작은 여행용 가방 `서머 레디백` 2종과 캠핑용 의자 `서머 체어` 3종 중 하나를 받을 수 있는 이벤트다. 올해는 초록색과 분홍색으로 출시된 레디백이 행사 전부터 눈길을 끌었다.
스타벅스는 매년 여름과 겨울 두 차례 실시되는 e-프리퀀시 행사에서 매번 다른 사은품을 제시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캠핑용품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두 제품을 사은품으로 준비했다고 스타벅스는 전했다.
문제는 레디백이 폭발적 인기를 끌면서 이를 받기 위해 원하지 않는 음료를 대량 구매하는 현상이 전국 1천300개 스타벅스 매장에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는 최저 가격(6만8천700원)으로 음료 17잔을 한꺼번에 사는 팁이 공유됐고, 레디백을 받은 인증샷과 구비된 매장 정보도 속속 올라왔다.
심지어 지난 22일 여의도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선 한 고객이 한 번에 커피 300잔을 구매한 후 레디백만 받고 돌아간 일도 벌어졌다.
이 고객은 자신이 가져간 1잔 외 나머지 299잔에 `올 프리`(모두 무료)라는 메모를 붙여놨지만 아무도 마시지 않아 커피는 전량 폐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레디백이 온라인 쇼핑몰이나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웃돈이 붙은 채 최대 20만원까지 거래되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스타벅스커피 관계자는 "원래 일주일에 평균 2잔 이상을 구매하는 고객을 위해 준비한 사은 이벤트인데 고객들의 불편이 있어 난감한 상태"라면서 "하지만 이번 사은품이 디자인과 실용성을 모두 갖춰 받지 않을 수 없다는 칭찬 아닌 칭찬도 받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매장별 레디백 물량은 공개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배보다 배꼽이 큰` 사은품 행사는 스타벅스가 처음이 아니다.
일본 불매 운동의 주 타깃이 됐던 유니클로는 지난해 11월 오프라인 매장 고객에게 구매 가격에 상관없이 대표상품인 히트텍을 총 10만장 무료 증정하는 사은행사를 했다.
매장을 열자마자 히트텍이 매진되는 사례가 이어지자 일각에서는 사은품을 받으려고 불매운동을 무력화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반 상품과 달리 식음료는 바로 소비하지 않으면 폐기돼야 하는 문제가 있다"면서 "그냥 돈을 버리는 이런 현상을 막기 위해선 스타벅스가 사은품을 매장별로 얼마나 준비했는지 알려야 한다"라고 밝혔다.
(사진=스타벅스/홈페이지 캡처)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