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사고가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福島)현이나 인근 지역에서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산나물이 시판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무라 신조(木村眞三) 일본 돗쿄(獨協)의과대 준교수(방사선위생학)와 후쿠시마시의 특정비영리활동법인(NPO법인) `후쿠시마 30년 프로젝트`가 직판장이나 인터넷 거래사이트 등에서 거래되는 산나물을 분석한 결과 여러 종에서 방사성 물질 세슘이 검출됐다고 도쿄신문이 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올해 4월 하순 이후 후쿠시마현, 야마가타(山形)현, 미야기(宮城)현, 이와테(岩手)현의 직판장·노상 휴게소 등에서 판매되는 산나물 35건 확보해 게르마늄 반도체 검출기로 8시간에 걸쳐 측정한 결과 15건에서 세슘이 검출됐다.
미야기현 센다이(仙台) 시내 직판장에서 구입한 아키타(秋田)현 산으로 표기된 두릅나무류의 순, 미야기현 산 고사리, 고비, 야마가타현 산 표고버섯 등이었다.
이 가운데 두릅나무류 순에서는 기준치를 초과하는 1㎏당 210베크렐(㏃)의 세슘이 검출됐다.
일본 당국이 정한 세슘의 식품 안전 기준치는 1㎏당 100㏃이다.
고사리는 1㎏당 32㏃, 고비는 34㏃, 표고버섯은 42㏃이 검출돼 기준치를 밑돌았다.
또 인터넷 거래 사이트인 메루카리와 야후 옥션에서 구입한 두릅나무류 순 15건을 조사해보니 야마카타현 산으로 표기된 3건과 미야기현 산으로 표기된 1건에서 기준치를 넘은 ㎏당 109∼163㏃의 세슘이 검출됐다.
두릅나무류 순은 산나물 중에서도 세슘에 오염되기 쉬우며 후쿠시마현 대부분 지역과 미야기현의 7개 기초자치단체는 출하를 규제하고 있다.
하지만 야마가타현은 출하 규제 지역이 1곳뿐이며 아키타(秋田)현에서는 출하 규제가 없다.
산지 표기가 제대로 됐다면 출하 규제 지역이 아닌 곳에 있는 두릅나무류가 기준치를 웃도는 수준으로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다.
당국이 시판되는 산나물 등의 안전성을 조사하고 있으나 표본을 골라 선별적으로 실시하는 것이라서 허점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센다이시 생활위생과 담당자는 "판매한 사업소나 출하량 등을 조사 중이다. 채취 지역은 특정할 수 없다. 매장에서 판매하는 식품은 연간 200건 안팎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품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올만한 상황임에도 일본 정치권은 오염된 식품의 판매를 막는 규제를 완화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9일 중의원 부흥특별위원회에서는 후쿠시마가 지역구인 네모토 다쿠미(根本匠) 자민당 의원이 식품 기준이 "과학적, 합리적이냐"고 질의하면서 너무 엄격한 출하 규제가 이어져 "1차 산업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정책 판단 기준은 과학을 토대로 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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