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의 매출이 지난해 1조원을 돌파했다. 듀비에, 텔미누보, 종근당글리아티린 등의 기존 주력 제품과 케이캡, 프롤리아, 프리베나 등의 신제품들이 조화롭게 성장하면서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외형적인 성장도 중요하지만 더욱 주목할 것은 신약개발을 향한 종근당의 남다른 의지다. 지난해 매출액 대비 13%인 1,300억원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했으며, 올해도 1,500억원 이상을 투자해 혁신 신약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연구개발에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는 이유는 제약기업의 본분이 오로지 신약개발에 있다는 이장한 회장의 뚝심이 있기에 가능했다.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설립된 종근당 중앙연구소가 이 회장 취임 이듬해인 1995년 종합연구소로 더욱 확대 개편되면서, 종근당의 신약개발의 역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신약개발을 향한 이장한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은 2003년 항암제 신약 `캄토벨`과 2013년 당뇨병 신약 `듀비에`의 개발로 이어졌으며, 지난해에는 종근당 최초의 바이오의약품인 빈혈치료제 `네스벨`이 국내와 일본에 출시돼 바이오 시장 진출 가능성을 널리 알렸다.
연구개발 성과는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2월 `유럽 크론병 및 대장염 학회`에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CKD-506`의 전임상 결과를 발표해 참석자들의 호평을 받은 바 있고, 항암이중항체 `CKD-702`가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전임상 결과 발표를 예고하며 새로운 기전의 바이오 신약 후보로 큰 관심을 얻고 있다. 또한, 샤르코-마리-투스 치료제 `CKD-510`,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CKD-508` 등 신약후보 물질들의 임상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 혁신 신약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하다.
종근당은 히스톤디아세틸라제6(HDAC6)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플랫폼 기술 개발에 성공해 이를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CKD-506`, 샤르코-마리-투스 치료제 `CKD-510` 등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에 적용 중이다.
인체 내에 있는 효소인 HDAC6는 암세포의 사멸, 종양의 혈관형성과 전이, 면역세포의 분화와 억제, 근육분화와 심근형성 등 다양한 생물학적 작용에 관여한다.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발현이 증가해 세포질 내 물질 수송에 관여하는 마이크로튜블의 안정성과 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리는데 이는 알츠하이머성 치매, 헌팅턴병 및 샤르코마리투스병(CMT) 등 다양한 신경질환 유발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발현이 증가한 HDAC6는 활성산소 생성을 증가시켜 대식세포 및 T 세포의 활성화를 유도하고 면역을 조절하는 조절 T 세포 활성을 억제시켜 다양한 염증 반응을 생성시키는 것으로 전해진다.
혁신신약 후보 중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것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CKD-506`이다. HDAC6를 억제해 염증을 감소시키고, 면역을 조절하는 T 세포의 기능을 강화해 면역 항상성을 유지시켜주는 새로운 작용기전의 치료제다. 전임상과 임상 1상을 통해 우수한 약효와 안전성을 입증했으며 현재 유럽 5개국에서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a상을 마쳤다. 종근당은 CKD-506을 기존 관절염 치료제를 대신할 수 있는 혁신신약으로 개발하는 동시에 미충족 수요가 높은 여러 자가면역질환으로 적용범위를 넓혀 나가 글로벌 시장까지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샤르코-마리-투스(CMT, Charcot-Marie-Tooth) 치료제인 `CKD-510`에도 HDAC6을 억제하는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다. CMT는 유전성 말초신경병증으로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정상 보행이나 일상생활이 어려워지는 희귀질환이지만, 아직까지 확실한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CKD-510은 HDAC6를 억제해 말초신경계 축삭수송기능을 개선시킴으로써 네트워크 기능을 유지시키는 기전의 치료제다. 현재 유럽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종근당은 HDAC6억제제 외에도 바이오의약품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CETP저해제 계열의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CKD-508`과 표적항암제 `CKD-516`, `CKD-581` 등의 합성의약품, 항암 이중항체 바이오 신약 `CKD-702`와 황반변성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CKD-701` 등이 대표적이다.
`CKD-508`은 콜레스테롤 에스테르 전달 단백질(CETP)의 작용을 저해해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고밀도지단백(HDL) 콜레스테롤을 높여주는 기전으로, 경구 복용이 가능한 이상지질혈증 신약 후보 물질이다. 앞서 개발 중이던 CETP 타겟 약물의 단점을 개선하고 LDL 강하 효능을 높인 차세대 약물이다. 비임상 시험을 통해 안전성뿐만 아니라 LDL 강하 효능과 동맥혈관 안쪽에 쌓인 동맥경화반의 감소까지 확인됐다. 현재 비임상연구를 마쳤으며, 올해 2분기에 유럽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CKD-516`은 암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을 파괴하여 세포의 괴사를 유도하는 새로운 기전의 물질로, 항암 신약 후보물질이다. 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기존 항암제 대비 더욱 직접적으로 암을 치료할 수 있으며 종양세포에 대한 약제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현재 대장암 환자에게 표준요법과 병용요법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한 임상 3상을 준비 중이다. 병용투여 시 강력한 시너지를 내는 약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또 다른 항암 신약 후보물질인 `CKD-581`은 팬히스톤디아세틸라제(Pan-HDAC) 억제제로 항암유전자의 발현을 증가시켜 종양 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표적항암제다. 현재 다발 골수종 환자를 대상으로 표준요법과 병용투여 임상 1/2a상이 진행되고 있다.
종근당은 바이오신약인 `CKD-702` 개발에도 도전 중이다. CKD-702는 고형암 성장과 증식에 필수적인 두 개의 수용체에 결합해 암세포 증식 신호를 차단하는 동시에 수용체 수를 줄여 암을 치료해주는 새로운 기전의 바이오 신약이다. 현재 임상 1상을 승인받은 상황으로, 기존 항암제의 내성 발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글로벌 혁신신약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CKD-702는 다양한 암세포에도 항암효과를 보여 향후 폐암, 위암, 대장암, 간암 등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황반변성치료제 루센티스의 바이오시밀러 `CKD-701`은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국내 25개 기관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2021년까지 임상을 완료할 예정으로, 연 200억원 규모의 국내 황반변성 치료제 시장과 4조원 규모의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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