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주지사에 "제압못하면 얼간이"…약탈시위대에 "인간쓰레기"

입력 2020-06-02 07:4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 전역으로 번진 `흑인 사망` 폭력시위 사태에 연일 강도높은 대응을 촉구하는 강경론을 내놓고 있다.

CNN방송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주지사, 국가안보 당국자 등과 화상회의에서 주지사들을 향해 "여러분은 제압해야 한다. 제압하지 못하면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라며 "그들은 여러분을 때려눕힐 것이고 여러분은 한 무리의 얼간이로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여러분 대부분은 나약하다. 여러분은 사람들을 체포하고 추적하고 10년간 감옥에 보내야 한다"며 너무 조심스럽게 행동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그는 "우리는 워싱턴DC에서 그렇게 하고 있다"며 "우리는 사람들이 전에 본 적이 없는 어떤 일을 하려고 한다"고도 했다.

또 주지사들이 더 많은 방위군을 소집하지 않은 것에 대해 스스로 "바보처럼 보이게 만들 것"이라고 말하고, TV를 통해 비친 폭력과 약탈 장면을 언급하면서 "인간쓰레기"라고 비난한 뒤 "왜 이들을 기소하지 않느냐"고 몰아붙였다.

그는 `급진 좌파`가 폭력을 조성한다는 주장도 되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는 경찰서가 불탄 것에 대해 미니애폴리스를 비웃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의 진원지인 미니애폴리스 경찰서를 시위대가 불지른 것을 두고 한 말이다.

그는 마크 밀리 합참 의장을 폭력 대응 책임자로 두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말이 군대를 배치하겠다는 뜻인지 구체적으로 부연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주지사가 요청하면 연방군대를 배치하겠다고까지 밝힌 상태다.

케일리 매케너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윌리엄 바 법무장관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에게서 브리핑을 받았다며 "전국에 걸쳐 추가로 연방자산 배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상회의에 참석한 바 장관도 지방정부 당국자들에게 군중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거리를 지배하고 통제할 것을 요구하면서 주지사들에게 "말썽꾼들을 쫓아가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소속 주지사와 설전도 오갔다.

민주당 소속인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는 "백악관에서 나오는 언사가 상황을 악화하고 사람들은 정말 고통을 겪고 있다"며 "우리는 시위대를 향해 차분하고 합법적인 일을 요구하는 국가 지도력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난 당신의 수사법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당신은 코로나바이러스에 더 잘 대응할 수 있었을텐데"라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문제를 꺼내며 면박을 줬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을 분노하고 동요한 대통령이라고 묘사하면서 "이전 대통령이 국가 위기 순간에 시도해 왔던 단결이나 자성적인 어조를 보이려는 어떤 시도도 없었다"고 이날 분위기를 전했다.

AP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지사들이 약하다고 조롱하고 더 강력한 단속을 요구했다며 "선동적인 트윗을 사용해 당파적 공격을 하면서 힘을 보여주려는 노력을 계속했다"고 꼬집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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