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백인 경찰관이 흑인 남성의 목을 무릎으로 눌러 숨지게 한 데 항의하는 시위가 거세게 벌어지는 가운데 경찰이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시위 참가자를 진압하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다.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벌어진 시위 도중 경찰이 약탈 용의자의 목을 무릎으로 눌러 진압하는 순간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에서 퍼지고 있다.
경찰 여러 명이 주황색 옷을 입은 남성을 바닥에 눕혀 제압하는 순간이 담긴 이 영상에는 경찰 중 한명이 체포된 남성의 목에 무릎을 대고 누르는 장면이 담겼다.
그러자 주변 사람들은 이 경찰을 향해 "목에서 떨어져"라고 소리치고, 다른 경찰이 이 경찰관의 무릎을 당겨 떼어냈다.
경찰은 전날 밤 휴대전화 업체인 T모바일 매장에 약탈 신고가 접수돼 출동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당시 현장에 있던 기자가 체포 순간을 촬영해 트위터에 올리면서 알려지게 됐다.
지난달 31일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에서도 경찰이 시위 도중 무릎을 꿇은 흑인 여성을 밀쳐 넘어뜨려 과잉 진압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당시 현장에선 1천여명이 참가한 평화적인 시위가 진행 중이었으나 일부 참가자가 상점의 유리문을 부수거나 낙서를 하는 일이 있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논란이 커지자 경찰은 해당 경찰관을 정직 처분했으며, 주 법무부가 해당 사건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는 경찰관 여러 명이 차에 탄 대학생 2명에게 테이저건을 쏘는 등 폭력을 행사하는 영상이 확산했다.
당국이 공개한 해당 경찰관들의 보디캠 영상을 보면 경찰은 곤봉으로 차의 창문을 부수고 두 명을 차 밖으로 끄집어낸다.
두 학생 측 변호인에 따르면 경찰은 차 바퀴에 칼집까지 냈다.
키샤 랜스 보텀스 애틀랜타 시장은 보디캠 영상을 검토한 후 해당 경찰 2명은 즉시 해고하고 3명은 조사 전까지 내근직으로 발령했다고 밝혔다.
그는 "과도한 물리력 사용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켄터키주 루이빌에선 이날 경찰과 주(州) 방위군의 총격에 시민 1명이 숨지자 경찰서장이 해임됐다.
그레그 피셔 루이빌시장은 당시 현장 경찰이 보디캠을 틀지 않은 점이 드러난 후 이같이 조치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앤디 베셔 켄터키주지사가 경찰 보디캠 영상 공개를 요구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단행된 조치다.
한편 플로리다주 브로워디 카운티의 지방 검찰청은 페이스북에 시위대를 동물원의 "동물 같다"고 표현한 글을 올린 소속 검사를 해고했다고 밝혔다.
에이미 블룸이라는 이름의 이 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시위대를 지목해 "동물원을 제외하고는 이런 동들을 본 적이 없다"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이 글이 논란이 되자 지방검찰청은 성명을 내고 해당 검사를 해고했으며 페이스북의 글은 기관의 "이상이나 신조와 전혀 일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국 흑인 사망 시위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