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자녀를 유학 보낸 부모들의 미국투자이민에 대한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60일간 외국인의 비자발급 중단을 골자로 한 행정명령을 내린 데 이어 학생들의 OPT마저 제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말 미국 주요 언론은 OPT의 제한조치를 미국 행정부 관료를 인용하여 보도했다.
OPT는 학생비자의 연장선상에 있는 제도로 학위를 마친 후 1년간 직업 실습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이다.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분야는 1년 더 연장된다. 만약 OPT 제한조치가 현실화되면 유학 중인 학생들은 취업에서 완전히 배제돼 귀국길에 오를 수도 있다.
지난 3일 국민이주의 미국투자이민 설명회에서 학부모들의 관심은 온통 자녀가 미국에서 졸업하고 무사히 취업할 수 있는 방법에 관한 것이었다. "코로나 사태로 미국정부가 자국민의 일자리 보전을 위해 대부분의 이민수단을 봉쇄하고 있어요. 그나마 미국투자이민의 문은 닫지 않고 있습니다." 국민이주에 상주하는 이지영 외국변호사는 "현재로서는 유학생 부모나 유학생이 취할 수 있는 영주권 취득을 위한 조치는 미국투자이민이 거의 유일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고등학교나 대학에 유학 보낸 자녀가 학위를 받아 설령 취업을 하더라도 비자가 해결되지 않으면 그 동안 노력이 물거품이 된다. 한국에 돌아와 취업하더라도 위계질서가 엄하고 경쟁위주의 조직 풍토에 적응하기 힘들다.
실제로 대학교수인J씨의 딸은 미국의 유명한 리버럴 아트 칼리지를 졸업하고 최근 취업 통보를 받았지만 비자발급이 안돼 귀국을 검토 중이다. 유학생 자녀들 둔 부모들은 돌파구로 미국 행정명령의 예외 단서조항인 미국투자이민(EB-5)으로 미국영주권을 획득하는 데 관심을 보인다.
미국의 고용촉진지구(TEA) 프로젝트에 90만달러를 투자해 10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하면 영주권을 받는데 배우자와 만 21세 미만의 자녀도 포함된다.
이 날 설명회에는 미국 밴더빌트대 재학 중이며 시민권자인 스캇 김 학생이 특별 강사로 나와서 미국 교육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해 눈길을 끌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려면 우선 공립학교와 사립학교 중 어디로 보낼지부터 결정해야 합니다. 공립학교는 경쟁이 비교적 치열한 편인데 사립학교 못지 않게 우수한 경우도 많아요."
그는 비교적 부유한 지역엔 사립학교가 많은데 치열한 입학시험을 치르지 않아도 괜찮은 곳을 고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반 공립학교라도 교육의 질이 무조건 떨어지는 게 아니라 자체에 우수반이 있고 방과 후 학원을 잘 이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별활동의 면에서는, 교외에 있는 학교를 선택하면 스포츠 활동을 활발하게 할 수 있으나, 반면 도시지역에서는 여러 학교나 연구소 등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스캇 김은 본인은 뉴욕 시에서 자랐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박물관 큐레이터의 일이나 암 리서치 센터, 해양생물학 연구소등에서 리서치를 하는 관련 체험을 해 볼 수 있다는 것.
어린이 왕따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지역이나 학교에 따라 다른데 경쟁적 풍토의 학교에서는 공부를 못하면 친구들이 잘 안 놀아주는 경우도 있다.
사립학교나 교외 부유층이 많은 학교는 사회적으로 부모의 지위가 있기 때문에 서로 건드리지 않지만 간혹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스스로 기가 죽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고 한다.
학원의 경우 한국인이나 중국인이 많은 도시지역에선 가격이 비싸지 않고 학교 수업의 연장선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흥미로운 분위기의 좋은 학원이 많이 있다고 전했다. 반면, 부유층 자녀나 사립학교에 다니는 자녀는 주로 개인교습 위주로 이뤄진다.
영주권을 받아 미국에 정착하려면 직접 주택을 구입하는 게 좋은지 임대를 하는 게 좋은지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대도시의 경우 세금과 관리비를 포함하면 집 매입 후 상당한 부담이 되기 때문에 소득수준과 현금흐름을 감안해서 결정해야 합니다."
국제금융분석가인 최성호 부사장은 직장과 자녀학교를 감안해 장기간 거주할 목적이라면 매입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래에 변동 가능성이 있으면 먼저 임대로 살아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뉴욕 맨하탄 등 일부 지역은 임대료 80개월치에 해당하는 소득수준의 보증인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유리 외국변호사는 변경된 미국투자이민(EB-5) 관련 이민법의 내용과 최근 동향을 설명했다.
이 날 소개된 프로젝트는 빅 리버 스틸(BIG RIVER STEEL), 몬타쥬 호텔 등 4개 프로젝트다. 빅 리버 스틸 프로젝트는 아칸소 주에 소재한 철강제조업체의 2단계 확장공사로 총 8억7천만 달러가 투입돼 생산능력을 2배로 늘린다.
몬타쥬 호텔 프로젝트는 옐로스톤공원 인근 분양형 고급 휴양호텔로 내년 여름 완공 예정이며 절반이 분양완료 됐다. 트레저 아일랜드 II 프로젝트는 샌프란시스코의 옛 해군기지를 주거·공공 등 복합공간으로 재개발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공사다.
김지영 대표는 "이들 프로젝트는 공사진행이 확실해 일자리창출 위험이 낮고 원금회수가 상대적으로 우수해 이번에 국내에 소개한다"고 밝혔다. 국민이주는 2004년 설립된 국내 최대의 미국투자이민 전문회사로 작년 193건의 미국투자이민 접수실적을 올렸다. 비자발급도 249건으로 한국인 전체 투자자 695건의 36%를 점했다.
한편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의 주요 협력 회원사로 활동중인 국민이주㈜는 오는 20일 자녀교육을 포함한 미국투자이민 설명회를 연다. 설명회 참가는 국민이주 홈페이지나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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