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 사망 2주 뒤 발견"…코로나19가 불러온 '고독사'

입력 2020-06-08 20:12   수정 2020-06-08 20:21


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고독사 문제가 부상하고 있다.
혼자 사는 노령층이나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사람 중 코로나19에 걸려 쓸쓸히 죽음을 맞이했다가 수일이 지난 후에나 발견되는 이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영국은 코로나19 사망자가 4만명을 넘어서면서 전 세계적으로는 미국에 이어 두 번째, 유럽에서는 가장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나라다.
일간 가디언은 8일(현지시간) `외로움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제하 기사에서 코로나19 확산 후의 고독사 문제를 조명했다.
이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퍼지기 시작한 지난 3월 이후 런던에서만 700명이 병원이나 요양원이 아닌 자택에서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의료진은 이들 중 상당수가 코로나19 확진자거나, 기존의 기저질환에 더해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망 원인 중 하나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혼자 사는 고령자 중 자택에서 고독사를 맞이한 이들이 런던에서만 수십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코로나19에 걸린 채 홀로 죽음을 맞았고, 연락이 끊긴 지 수일 후에야 가족이나 친척, 친구에 의해 발견됐다.
왕립병리학자학교의 사망원인조사위원회장을 맡고 있는 마이크 오즈번 박사는 "어떤 이들은 죽은 뒤 7일에서 최대 14일까지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시신이 부패한 사례도 많았다고 전했다.
병원에 갔다가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다고 우려한 많은 노령층은 증상이 있더라도 병원을 찾지 않았고, 이것이 고독사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지난 3월 23일부터 이동제한을 포함한 봉쇄조치가 도입되면서 다른 집에 사는 가족이나 친구 방문이 금지된 점 역시 영향을 미쳤다.
비단 노령층뿐만 아니라 조현병, 우울증, 심한 학습장애 등 정신건강 문제를 지닌 이들, 술과 마약 문제가 있는 이들도 고독사한 경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틴 마셜 교수는 "코로나19는 외로움의 팬데믹까지 불러오고 있다"면서 "슬프게도 그물망을 뚫고 떨어질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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