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중국 우한에서 이르면 지난해 8월 말 발병했다고 추정할 수 있는 새로운 정황이 나왔다.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 연구진은 우한의 병원 주차장을 촬영한 위성사진과 인터넷 검색량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이같이 주장했다고 미 CNN 방송,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디지털 메디신에 기고한 논문에서 2018년 8월부터 우한의 병원 5곳에 주차된 차량이 1년 전보다 눈에 띄게 늘어나기 시작해 그해 12월 정점을 찍었다고 밝혔다. 이 논문은 동료평가를 아직 거치지는 않았다.
예컨대 2018년 10월과 2019년 9월에 찍힌 우한 퉁지의학원 주차장의 위성사진을 비교해보면 각각 112대, 214대로 차이가 있었다. 톈여우(天佑) 병원 주차장도 2018년 10월과 2019년 10월을 비교해보면 171대, 285대로 후자가 더 붐볐다.
이번 연구를 이끈 존 브라운스타인 교수는 병원 주차장이 붐빈다는 것은 그 당시 병원이 얼마나 바빴는지 보여주는 지표라며 지난해 늦여름∼가을 우한에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어났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브라운스타인 교수는 몇 년 전 중남미 지역 병원이 독감 철에 매우 바빠졌다는 내용이 담긴 논문을 냈었다면서 "병원 주차장을 보기만 해도 독감 철을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정황은 더 있다. 우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어난 시점에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에서 코로나19 대표적인 증상으로 알려진 "감기", "설사" 검색량이 급증한 것이다.
브라운스타인 교수는 "우한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 중 많은 수가 설사 증세를 보였다"며 "바이두에서 설사를 검색하는 사람이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수준으로 많이 증가했다는 데이터는 주목할만 하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병원 주차장 위성사진과 바이두 검색량만 갖고 코로나19가 지난해 8월 발생했다고 단언하기는 어렵겠지만, 코로나19 대유행 훨씬 이전에 우한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12월 31일 첫 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고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했지만, 공식 발표보다 훨씬 앞서 이미 전염병이 유행하고 있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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