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에서 발생한 잔혹한 아동학대의 중심에 선 계부는 말이 없었다.
9살 여아를 고문에 가깝게 학대해 국민적 공분을 산 계부(35)는 13일 경찰에 연행되면서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침묵으로 일관했다.
계부는 이날 오전 10시 55분께 경남 창녕경찰서에 도착했다.
계부가 차에서 내리기 전 경찰은 압수수색 박스 2개를 먼저 조사실로 들고 갔다.
박스에는 이날 계부 주거지 등에서 확보한 추가 압수품이 담겼다.
경찰은 압수품목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검은 모자를 푹 눌러쓰고 흰 마스크를 착용한 계부는 시종 고개를 숙인 상태로 조사실로 향해 눈을 비롯해 표정은 볼 수 없었다.
계부는 차에서 내려 조사실이 있는 별관 입구까지 20여m 거리를 빠른 걸음으로 도망치듯 이동했다.
취재진이 `혐의를 인정하느냐`, `범행 동기가 무엇이냐?`, `딸에게 미안하지 않으냐?` 등 질문을 쏟아냈지만, 계부는 아무런 말도 없었다.
경찰은 계부를 상대로 범행동기, 사건 경위와 추가 혐의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조사에는 계부 변호인도 입회했다.
애초 계부는 지난 11일 소환될 예정이었으나 다른 자녀들에 대한 법원의 임시 보호 명령에 반발해 자해하다 응급입원하는 바람에 경찰 조사가 늦춰졌다.
계부와 함께 A(9)양을 학대한 혐의를 받는 친모(27)는 건강 문제로 이날 조사를 받지 않았다.
친모는 지난 12일 응급입원했던 기관에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해 도내 한 병원에서 정밀 진단을 받고 있다.
친모는 정밀 진단이 끝나면 2주가량 행정입원을 거쳐 조사를 받게 된다.
경찰은 "사안이 중요한 만큼 이들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해 신속히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A양은 지난달 29일 집에서 탈출해 잠옷 차림으로 창녕 한 도로를 뛰어가다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계부·친모는 동물처럼 쇠사슬로 목을 묶거나 불에 달궈진 쇠젓가락을 이용해 발등과 발바닥을 지지는 등 A양에게 고문 같은 학대를 자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창녕 아동학대 계부(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