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불허전 클래스를 증명하는 추자현의 열연이 그야말로 美쳤다.
추자현이 tvN 월화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를 빈틈없는 연기력으로 가득 채웠다. 어떠한 일에도 이성적이고 냉철한 판단을 하는 사이다 캐릭터 김은주 역을 맡아 맏이의 비애와 희생을 찰떡같이 그려내고 있는 추자현. 심금을 울리는 호연으로 매회 레전드 연기를 선보이는 가운데, 공감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있는 냉미녀 은주의 명장면, 명대사를 살펴봤다.
1. “그때부터 지금까지 쭉 일관성 있게 엄마는 너랑 막내는 고생 안 시켜!”
지난 5회 방송에서는 불안정했던 유년 시절의 응어리를 동생 은희(한예리 분)에게 처음으로 내비치는 은주의 모습이 그려졌다. 막막하고 두려웠던 과거의 자신과 달리, 해맑게 웃고 있는 은희를 보며 패배감과 배신감을 느꼈던 은주. “그때부터 지금까지 쭉 일관성 있게 엄마는 너랑 막내는 고생 안 시켜”라던 은주는 그럴수록 동생들을 대신해 자신의 실수에 더욱 채찍질하며 강해졌을 터. 아무도 몰랐던 장녀 은주의 아픔은 보는 이들의 애잔함을 불러일으켰다.
2. “남편이 아니었다면 알았을 텐데. 가족이니까 몰랐네. 가까이 있어서 몰랐어”
그렇게 옳은 말과 행동으로 완전무결하게 살아왔을 은주의 삶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남편 태형(김태훈 분)의 갑작스런 커밍아웃은 일순간 은주를 무너지게 만들며 안방극장을 얼어붙게 했다. 이에 분노를 삭이지 못해 눈물로 부르짖는 은주의 모습은 살얼음 위를 걷는 듯한 위태함으로 시청자들을 숨죽이게 만들었다.
이어 이성을 찾은 은주는 은희의 농담에 실소를 자아내며 “가족이니까 몰랐네. 가까이 있어서 몰랐어”라며 농밀한 완급 조절의 정점을 보였다. 이렇듯 널뛰는 은주의 감정 변화를 더욱 설득력 있게 구현하는 추자현의 역할 소화는 모두를 압도하며 그의 서사에 빠져들게 했다.
3. “내가 웃음이 나오네요. 신기하게. 사람이 주는 위로가 있네요”
가족이 지긋지긋하다면서도 자신만의 가족을 꿈꿨던 은주. 믿어왔던 태형이었기에 일부러 독한말을 내뱉으며 차갑게 비아냥거린 은주는 악에 받쳐 치를 떠는 모습부터 뒤돌아서 숨죽여 흐느끼는 처연한 모습까지 양가적인 감정을 오롯이 전달하며 남다른 몰입을 이끌었다.
이어 태형과 직면해 모든 걸 토해낸 후 홀가분한 마음마저 들던 은주는 찬혁(김지석 분)과 은희에게 위로를 받으며 “내가 웃음이 나오네요. 신기하게. 사람이 주는 위로가 있네요”라고 해 사람들과 융화되며 또 한 번 성장했다.
이렇듯 추자현은 큰 눈 가득 고인 눈물과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이 입증하듯 급이 다른 완벽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크나큰 울림을 선사했다. 이는 매 장면 마다 톤과 눈빛 연기를 달리해 다면적인 캐릭터의 면면을 섬세히 짚어내고 있는 그의 역량이 돋보이는 대목으로, 깊은 현실감과 공감을 느끼게 한다.
한편, 명품배우 추자현이 출연하는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는 매주 월, 화 밤 9시 tvN에서 방송된다.
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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