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베이징(北京) 최대 농수산물 도매시장인 신파디(新發地) 시장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는 가운데, 이 시장 근처 식당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에 따르면 18일 하루 동안 중국 본토에서 32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사망자는 없었다. 이로써 베이징 내에서 이번 도매시장 발 확진자는 지난 11일부터 누적 180명을 넘어섰다.
18일 신규 확진자 중 베이징에서만 25명이 나왔으며, 이 가운데 역학조사가 이뤄진 21명은 모두 신파디 시장과 관련 있었다.
특히 시장 근처 식당 한 곳에서 종업원 8명이 집단으로 감염됐다. 이곳의 구매담당 직원은 정기적으로 신파디 시장에서 물건을 샀으며, 평소 식당을 찾는 손님도 근처 상인들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신파디 시장 근처 다른 식당 한 곳에서도 확진자가 2명 보고됐다.
이뿐만 아니라 18일 베이징대학 궈지(國際)병원 응급실 간호사 1명도 확진되면서 병원이 전면 폐쇄식 관리에 들어갔다.
당국은 병원 전체를 소독하는 한편 응급실 등의 진료를 잠시 중단하고, 관련 병동은 신규 입원환자를 당분간 받지 않도록 했다.
중국 당국은 또 18일 주민 2명이 신규 확진 판정을 받은 베이징 다싱(大興)구 시훙먼(西紅門)진을 코로나19 고위험 지역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코로나19는 베이징 외에 허베이(河北), 랴오닝(遼寧), 쓰촨(四川)에 이어 저장(浙江), 허난(河南) 등 5개 성으로 확산했다.
허난성 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 18일 무증상 감염자가 1명 확인됐다고 19일 발표했다. 이 환자 역시 신파디 시장 상인이다.
전날 베이징과 인접한 허베이성에서도 2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나왔고 랴오닝성에서는 확진자 1명이 새로 확인되는 등 베이징 이외 지역에서도 감염자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중국 대부분 지역은 베이징에서 온 사람들을 2∼3주 격리하거나 이들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등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베이징 내 코로나19 감염이 계속되자 베이징시는 중국 전체로 확산을 막기 위해 확진 환자와 의심 환자, 밀접 접촉자의 베이징 밖 이동을 금지했다.
위험군을 제외한 사람들도 베이징을 떠나려면 항공기나 기차를 탈 때 7일 이내에 받은 핵산 검사 음성 증명서를 제시하도록 했다.
베이징에서 다른 지역으로 가는 장거리 버스 운행도 중단됐고, 식당들은 식탁 거리를 1m 이상 띄우도록 했다.
베이징 고위험 지역의 모든 기업과 호텔은 임시로 문을 닫았다. 베이징의 여러 주택단지는 출입문을 하나만 남기고 폐쇄했다.
다만 왕빈(王斌) 위건위 질병통제국 감찰전문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16일 이후 일주일 안에 받은 핵산검사 음성 증명서를 소지하고 있으면, 정상체온 등의 조건 하에 베이징을 떠나 목적지 도착 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각 지방이 이들에게 또다시 제한조치를 가하면 안된다"고 당부했다.
이밖에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핑루(馮錄) 연구원은 "코로나19가 해산물 등 식품을 통해 소화기관으로 감염됐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면서도 "전염위험을 낮추기 위해 생선·생고기를 최대한 접촉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베이징 질병예방통제센터 팡싱훠(龐星火) 부주임은 "신파디 시장의 수산물과 콩제품 판매구역에서 채집한 환경샘플에 비교적 코로나19 양성반응이 많고 오염이 심했다"면서 신파디 시장에서 구매한 이들 식품을 먹지 말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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