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잃고 또 잃고'...벼랑 내몰린 증권업계

이민재 기자

입력 2020-06-23 17:48   수정 2020-06-23 18:11

    <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일부 사모펀드의 일탈에 초대형 투자은행(IB)을 지향하던 증권사들이 또 다시 속수무책으로 당했습니다.
    펀드투자자자들은 돈 100%를 찾을 때까지 소송을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벌써부터 책임 떠넘기기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확실한 개선책을 찾지 못한다면 증권업계 전반에 대한 신뢰에 손상이 갈 수 있다는 걱정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이민재 기자입니다.
    <기자>
    초대형 투자은행(IB) 경쟁이 한창이던 국내 증권업계는 이번 환매중단으로 또 다시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비상식적인 펀드 운용이 이번에도 전혀 걸러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펀드를 판매한 증권사들은 판매 부서와 심사 기구 등을 통해 수 차례 확인했다고 말만 반복하고 있지만 결과는 라임사태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입니다.
    <인터뷰> 조남희 / 금융소비자원 원장
    "증권사들이 국제화, 대형화를 추진하고 헤지 펀드까지 한다는 상황에서 국내 시장 조차도 부실하게 관리된다는 것은 시장에 신뢰는 잃는 것이기 때문에…."
    판매사들은 지난 19일부터 진행된 금융감독원 조사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옵티머스자산운용 관계자
    "(금융감독원과) 미팅 내용도 잘 모르겠고 어떤 식으로 흘러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관리 소홀 문제가 판매사에만 국한 된 것은 아닙니다.
    펀드 사무관리사인 예탁결제원과 수탁은행 하나은행은 감시 의무가 없다며 일축하고 있지만 교차 점검만 했어도 막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부실 감독이라는 뭇매를 맞았던 금융감독원은 금융위원회의 사모펀드 제도 완화로 화살을 돌리고 있습니다.
    금융위는 뒤늦게 판매사, 수탁사, PBS(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 간 감시 강화를 골자로 한 규제 강화 대안을 발표해 손바닥 뒤집듯 기조를 변경했습니다.
    하지만 이마저 국회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데다 판매사와 운용사간 소통을 금지한 OEM(주문자생산방식) 펀드 규제와 배치될 수 있어 오히려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연이어 드러나는 사모펀드 사고에 자본시장 참가자들은 우왕좌왕 하는 가운데 책임 떠넘기기만 급급한 상황.
    소 잃고 또 소를 잃은 증권업계가 이번 일을 계기로 확실한 개선책을 내놓지 못한다면 돌아선 투자자들을 다시 불러 모으는데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갈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한국경제TV 이민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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