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메이저리거 강정호(33)의 과거 음주운전에 대한 사과 기자회견이 끝났다. 이제 키움 히어로즈의 최종 결정만이 남았다.
강정호는 지난 23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음주 삼진아웃에 대해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약 한 달 동안 강정호와 그의 에이전시는 국내 복귀를 위한 최소한의 절차를 모두 거쳤다.
지난달 20일 KBO에 임의탈퇴 복귀 신청서를 제출했고, 뒤이어 지난달 25일에는 KBO 상벌위원회에서 1년 유기 실격 및 봉사활동 300시간 징계를 받았다.
강정호는 상벌위 결과가 나오자마자 공식 사과문을 내고 "죽는 날까지 후회하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밝혔다.
지난 5일 국내에 입국한 강정호는 2주 자가격리를 마친 뒤 사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2016년 12월 서울 강남에서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낸 이후 3년 6개월 만에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그는 당시 조사 과정에서 두 차례 더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고, 2016년 사건으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메이저리그에 복귀해서도 기량을 회복하지 못한 강정호는 지난해 피츠버그 파이리츠에서 방출됐고, 올해 국내 복귀를 추진하고 있다.
강정호는 기자회견에서 여러 차례 고개를 숙이고,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수십번 했지만 3년 6개월이 아니라 더 일찍 사죄했어야 했다.
강정호는 인간적으로 달라진 모습을 가족과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비난 여론에도 한국 복귀를 결심했다고 밝혔지만 여론은 여전히 싸늘했다.
그 어떤 음주운전 방지 캠페인보다 본인이 야구를 그만두는 게 가장 강력한 메시지가 아니겠느냐는 질문에 강정호는 할 말을 찾지 못했다.
강정호 측으로서는 이제 더는 할 게 없다.
"구단 자체 징계도 수용하겠다"고 밝힌 만큼 강정호의 국내 보류권을 가진 키움 구단의 선택만이 남았다.
키움은 강정호와 계약해서 KBO에서 받은 1년 징계를 마친 뒤 소속팀 선수로 뛰게 해도 규정상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키움 구단은 야구 전문기업이라 다른 구단처럼 모기업 이미지를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하지만 이 경우 키움은 어쩌면 KBO가 받아야 할 비난의 화살을 모두 뒤집어써야 한다.
자체 징계를 내린다 해도 비난의 크기는 달라지지 않을 공산이 크다.
키움에는 임의탈퇴 해제 뒤 자유계약선수(FA)로 풀어버리거나 강정호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임의탈퇴 상황을 유지하는 방안도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외형상으로는 강정호의 사과 기자회견을 키움이 요구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김치현 키움 단장은 강정호가 KBO리그 복귀 의사를 밝혔을 때 "다시 야구가 하고 싶다면 공개적으로 사과를 해야 한다"고 권유했고 강정호는 이를 실천에 옮겼다.
그런 강정호를 키움 구단이 냉정하게 내치는 것도 키움 구단에는 부담스러운 결정일 수 있다.
김치현 키움 단장은 "심사숙고해서 최대한 빨리 결정을 내리겠다"며 "질질 끌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만 말했다.
강정호를 두고 키움 구단 수뇌부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야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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