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유명 여성 아나운서 지우 린(Dieu Linh)의 생전 활동 모습. 베트남 매체 vietnamnet 보도 사진 캡처>
베트남의 유명 아나운서 지우 린(Dieu Linh)이 29세(1991년생) 꽃다운 나이에 최근 혈액 암으로 사망했다.
베트남내 인기 MC 지우 린(Dieu Linh)은 지난 2년 동안 혈액 암과 싸웠지만, 끝내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6월 13일 오전 4시38분 베트남 백마이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장례는 하노이에서 6월 16일 진행됐다.
지우 린(Dieu Linh)은 만성 혈액 암의 한 형태인 악성 림프종을 가지고 있었다. 이 질환은 대부분 느리게 진행되는 특성을 갖고 있는데, 지우 린(Dieu Linh)의 경우 질병이 빠르게 발전되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우 린(Dieu Linh)은 지난 2년 간 투병생활을 했지만 통원치료가 가능한 혈액 수혈 치료 요법을 진행해 입원이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갑자기 한 달 전쯤부터 증상이 급속히 악화돼, 의사는 입원을 요청했고, 지우 린은 입원 후 병원에서 골수 이식 수술까지 받았다.
지우 린(Dieu Linh)은 병원 생활 중 자신의 개인 홈페이지에 투병 생활을 공유했다. 특히 항상 밝은 표정으로 낙천적인 생각을 밝히며 질병과 적극적으로 싸워왔다.
하지만 최근 암이 뇌로 퍼지면서 6월 11일 아침 상황이 나빠졌고, 백마이병원 특별 격리실로 이송해 의료진이 치료에 온힘을 쏟았지만 지우 린은 끝내 생을 달리했다.
<혈액 암으로 입원 후 투병 중에도 밝은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용기의 메시지를 전했던 베트남 TV 아나운서 지우 린(Dieu Linh). 지우 린은 긍정의 메시지를 SNS를 통해 팬들에게 전했고 팬들은 이 내용들을 서로 공유하며 지우 린의 쾌유를 빌었다.>
베트남 주요 언론 및 국민들은 지우 린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유명 아나운서의 요절 자체가 관심을 받았지만 사실 그녀의 죽음이 베트남 국민들에게 더 안타까웠던 것은 투병 중 방송의 꿈을 접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입원 중에도 SNS를 통해 밝은 표정으로 근황을 전하며 국민에게 용기를 주었다는 점 때문이다. 베트남 국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너무 어린 나이에 제대로 꿈도 펼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는 ‘지우 린의 미완성의 꿈’에 베트남 국민들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6월 13일 VN Ngay Nay 베트남 온라인 포털에 게시된 지우 린 사망 관련 다수의 보도 모습>
지우 린은 평소 TV를 통해 생활 관련 방송을 했지만 특히 스포츠 방송을 많이 진행해 스포츠 아나운서로 통한다. 대부분의 베트남 국민들은 스포츠를 좋아해 지우 린을 잘 알고 있다. 설령 스포츠를 좋아하지 않아도 워낙 각 종 TV에서 방송을 많이 송출하다보니, 그녀의 이름은 몰라도 얼굴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지우 린은 스포츠방송 가운데 특히 베트남 국민들이 열광하는 축구 관련 방송을 많이 했다. 주로 VTV Cab, HN1, QPVN 등과 같은 채널에서 스포츠 프로그램 MC를 봤다. 축구팬들이 특히 그녀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필자 역시 어린 나이에 생을 마감한 그녀에게 글로나마 조의를 표한다. 그런데 필자가 그녀의 죽음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그녀가 유명인이어서가 아니라 그녀의 죽음 그리고 이 일에 대한 베트남 대중의 사회적 반응을 보며 두 가지를 사실을 새삼 주목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하나는 베트남 사람들의 스포츠 열기 특히 축구에 대한 열정이고, 다른 하나는 온라인 SNS 커뮤니티의 발달이다. 평소에도 그런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이번 일을 통해 필자는 베트남 사회의 축구와 SNS 온라인 활동에 대한 열기를 좀 더 피부로 느끼게 되었다.
베트남 사람들은 스포츠를 좋아하며 특히 축구에 열광한다. 그래서 집집마마 상가마다 TV를 통해 축구 경기를 보는 것을 아주 쉽게 목격할 수 있다. 베트남은 프로축구 뿐만 아니라 축구 관련 사회체육도 발달해 동네마다 축구를 할 수 있는 경기장 및 공터 등을 손쉽게 볼 수 있고, 퇴근 후 또는 휴일에 축구를 즐기는 모습을 어디서나 볼 수 있다.
또한 베트남 사람들은 경제발전 및 소득수준에 비해 상당히 높은 온라인 SNS 커뮤니티 활동이 발달해 있다. 스마트폰 보급 및 사용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대다수 국민들이 이미 SNS 활동을 즐기고 있다. 한국에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있다면 베트남에는 국민 메신저 잘로(Zalo)가 있다. 또한 페이스북 활동도 활발해 왠만한 기업들은 페이스북 광고로 모든 홍보가 다 된다고 말할 정도다. 이러다보니 지우 린의 스포츠 방송 그리고 SNS 활동은 베트남 온 국민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한 환경이 됐던 것이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베트남 축구 팬들이 베트남 프로축구 V리그의 경기를 즐기고 있다. 2020년 6월 5일 코로나19 사태 이후 다시 재개한 프로축구 경기장 모습>
한국과 비교하면 프로야구 프로축구가 태동해 엄청난 인기를 끌기 시작했던 1980년 1990년대 그리고 SNS를 통한 국민 개개인의 소통이 폭발적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는 지금의 2020년이 베트남내에서는 혼재하고 있다.
베트남정부는 최근 5년내에 전체 GDP의 20%를 디지털경제로 달성하고, 각 부문의 최소 10%를 디지털경제로 전환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발표했다. ICT발전지수와 글로벌경쟁력지수를 세계 30위권의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온라인 기술경제 및 SNS 활동에 대한 베트남 정부 및 국민의 관심 그리고 빠른 발전 속도를 보면, 이런 선언이 단순히 선언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업이든 투자든 문화교류든 베트남과 무언가를 하려한다면, 베트남의 지금의 사회적 특성을 다시 한 번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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